▲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동네를 말한다. 삼청동, 원서동, 계동, 가회동, 재동, 안국동, 화동, 사간동, 소격동이 모여 북촌을 이룬다. 사진은 한옥 밀집지구인 가회동.
김대홍
오래전 서울에 한옥이 잔뜩 모여 있는 동네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에이 설마"라고 그랬다. 진짜란다. 인터넷을 뒤졌다. 진짜다. 민속촌인 줄 알았다. 저렇게 많은 한옥이 서울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아마 당시엔 빨리 주말이 오길 바랐으리라.
그 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 인사동을 숱하게 누비다가 슬슬 새로운 곳에 눈길을 돌릴 때였을 것이다. 정확히 북촌이 어디서 어디까지인지도 모른 채 인사동 북쪽 언저리를 정신없이 다녔던 것 같다.
경복궁 옆 삼청동도 가고, 덕수궁 옆 재동도 갔으며, 정독도서관과 지금은 칼국수집이 된 여운형 옛 집터도 갔다. 라면 먹으러 가고,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 서울 구경시켜 준다고 갔으며, 찻집 차릴 곳 알아봐 달라는 선배 요청 때문에도 갔다.
북촌문화센터 문화행사, 시인 김지하 카페에서 열린 세미나, 북촌에 새로 이사간 사람이 연 하우스 오픈 등 행사 때문에 북촌에 갈 일이 제법 많았다. 대학로에서 약속이 있을 때 일부러 북촌을 누비며 가기도 했고, 돌아올 때 북촌 골목을 돌아서 집에 가기도 했다.
때론 혼자서 가고, 어떤 날은 우산을 쓰고 갔고, 또 어떤 날은 여럿이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성삼문, 김옥균, 윤보선... 동네 전체가 문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