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경기 포천 영북면의 한 한우농가를 방문해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타결된 쇠고기 수입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정치적 협상물의 결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민은 광우병으로 불안하고 농가는 경제적 타격에 도산할 위기이다. 이런 불안한 여론으로 전국이 술렁한 가운데 도축장에는 서둘러 소들을 도축하기 위한 트럭으로 가득찼고 소를 데리고 올라온 농민은 오직 소값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뿐이다.
4월 22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의하면 소들은 농가에서 도축장까지, 그리고 도축장에서 하루종일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채 죽음만을 무기력하게 기다려야 한다. 탈수현상에 살이 빠져도 농민은 빠진 살만큼의 돈이 걱정일 뿐이다.
소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든 한우농가가 어떻게 되든 광우병으로 불안한 소비자가 어떻게되든 "도시 근로자들에게 싼 값에 질 좋은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는데 무엇이 문제냐? 싫으면 먹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 쇠고기협상을 타결시킨 사람들의 말이다.
이런 여론은 조류인플루엔자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병한 것은 2003-2004년과 2006-2007년 겨울에 이어 2008년이 세 번째. 2008년 발병은 예상과 달리 4월에 발병했고 이제까지 중 최대규모로 확산되었다. 따라서 살처분된 가금류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내년에는 괜찮을까. 하지만 정부는 "익혀먹으면 된다" 타령 일색이며 올해도 역시 철새에게 화살을 돌린다.
사먹지 않고 익혀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광우병과 AI. 과연 사먹지 않거나 익혀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정부가 적당한 선에서 보상만 해주면 다 끝나는 일일까. 기존의 사육방식에 익숙한 농민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닭들을 키울 것이다.
도시인들은 괜찮을까.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오르고 그 국민이 비정규직 노동자라면, 유기농 계란과 비싼 한우를 어떻게 먹을 수 있겠는가?
눈 딱 감고 가끔 기름이 '잘잘' 흐르는 싼 쇠고기 한번 먹었다고 '설마?'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그가 수술대 위에서 봉합실에 의해 감염이 되어 죽을 수도, 수혈을 받다 죽을 수도, 광우병 의심소의 육골분사료를 먹고 닭이 싼 분뇨로 키운 채소를 먹고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서민들은 군대간 아들의 '짬밥'에 나오는 쇠고기 국물을 걱정해야 하고 아이들의 급식에도 불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