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간판미용사협회에서 10% 인상했지만 인상된 가격을 받을 수 없다. 그 나마도 있는 단골이 끊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원석
저는 자전거를 팝니다. 추운 겨울에는 가게세도 못 법니다. 입학을 하고 봄기운이 돌아야 장사가 됩니다. 입학식 때가 1년 장사의 첫 대목인데 이틀 동안 내린 눈으로 허탕을 쳤습니다. 주말을 기다릴 수밖에요.
그런데 고민이 있습니다. 자전거 도매 가격이 15% 올랐습니다. 7만원에 들어오던 것이 8만500원, 10만원짜리가 11만 5000원이 된 것입니다. 원가 인상분에 다른 물가인상분을 반영하면 20% 이상 올려야 합니다.
가격을 올리면 자전거가 팔릴까. 지금도 비싸다고 싼 물건 찾는데. 고민의 시작점은 여기입니다. 손해는 볼 수 없으니 가격을 올려야겠지요. 물건이 팔리고 안 팔리고는 그 다음입니다.
옆골목의 미용실 사장님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 근처에 실내를 새롭게 단장한 큰 미용실이 하나 들어서서 단골 손님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협회에서 요금을 10% 인상하라고 한답니다.
인상된 가격을 받고 있는지 확인전화도 오고, 보건소에서도 전화가 왔답니다. "올렸다"고 대답은 했지만 손님들한테 더 달라고는 하지 못합니다. 그저 인상된 요금표를 만들어 달력 위에 걸어 두고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