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중문 단지 민박집을 출발하는 제주 자전거 일주 팀
이윤기
제주 자전거 일주 참가자 대부분은 10대 후반, 20대 초반 젊은이다. 우석훈 박사가 쓴 <88만원 세대>에 따르면, 제주도 자전거 일주에 참가한 젊은이 중 3명은 이제 막 "교육장치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고, 마케팅 장치에 의해 극단적으로 착취당하는 집단"의 전형에 속한다. 그 외에도 대부분 참가자들은 20대 초반에 속하면서 10대부터 시작되어 20대까지 이어지는 '세대 착취'에 볼모로 잡힌 젊은이들이다.
참가자 중 일부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알바시장'을 통해서 참가비를 마련하였다. 또 통신요금, 휴대전화 사용습관, 미드 중독 현상 등을 보면, 1318 마케팅에 포로가 된 사치세대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신고 있는 운동화, 입고 있는 옷을 보면 1318 마케팅에 사로잡혀 다양한 감수성이 생겨날 수 있는 공간을 과시적 소비에 점령당하였다는 것을 이내 알 수 있다.
이전 세대에 비하여 자기주장은 더욱 분명해졌지만, 공동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자신이 손해를 감수하고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그런 친구들일 것이라고 믿었다. 대화 중에도 끊임없이 휴대전화 버튼을 눌러대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인내심, 끈기 이런 것들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부산 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 출발 전에 다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도 시큰둥하고, 게임기에 몰입하는 녀석, MP3 이어폰을 귀에 꽂고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녀석들을 보면서 내심 자전거 일주를 하는 동안 끈끈한 팀웍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