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서원마을 들머리에 큰 서원이 있어요. 처음엔 어떤 큰 집안에서 만든 재실인 줄 알았어요. 짧게 소개한 알림판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걸.
손현희
돌담길에 빠져 자칫 길 잃어버리겠네!소나무 숲을 지나 이 마을에 들어설 때 무척 놀라웠어요. 집집이 온통 낮은 돌담을 쌓아놓았는데, 그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몰라요. 더구나 전통 한옥집이 많았고, 그것과 어우러진 돌담길은 옛 사람의 푸근하고 따듯한 정도 저절로 느껴지는 그런 곳이었답니다. 땅도 거의 흙길이었고 500집 남짓 되는 마을에는 옛것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퍽 놀라웠답니다.
가지런히 쌓은 돌담 위에는 짚으로 엮은 이엉을 얹어놓았는데, 그 위에다가 긴 대나무를 얹어 다시 엮었기 때문에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도록 만들었어요. 옛 사람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꼼꼼함이 참 좋았답니다.
"허! 가도 가도 끝이 없네?"
"그러게. 온통 돌담길인 것도 놀랍지만 무슨 미로 같아."
"가만, 여기 아까 봤던 데 아냐?"
구불구불 돌담길을 따라 자전거를 끌고 알록달록 요상한 옷차림으로 걷는 우리는 어쩌면 그야말로 낯선 이방인이었답니다.
마을 어귀에 있는 금곡서원부터 시작하여 골목길을 따라 가는데, 이게 웬일이래요?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눈에 띄는 건 온통 돌담뿐이었어요. 모퉁이 하나 돌면 돌담이요. 또 하나 돌면,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진 돌담길, 마치 ‘미로’ 같았답니다.
구불구불 돌담길 따라 전통을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