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1동 주택가. 멀리 동대문 상가가 보인다.
김대홍
정치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락의 대부' 신중현이 1938년 이 곳에서 태어났고, 70년대 전 국민을 흥분케 했던 프로레슬러 김일이 결혼한 뒤 이 곳에서 살았다. 또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22살 때 '경일상회'라는 이름으로 첫 사업(쌀 도산매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지금껏 세간에 오르내리는 여러 인물들이 이 곳에 둥지를 틀고 있거나 틀었었다.
신당동은 서울 사대문 성벽에 붙어 있는 바깥 마을이었다. 사대문 동쪽 문이 흥인지문이었고, 그 아래 동남쪽에 광희문이 있다. 광희문은 도성에서 사람이 죽을 때 시신을 내보내는 문이었기 때문에 속칭 시구문(屍口門) 혹은 수구문(水口門)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광희문 바로 바깥쪽 마을이 신당동이다.
10여 년 전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네 집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산 쪽으로 한참을 걸어 올라갔더니 두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눕힐 만한 조그만 방에 선배가 살고 있었다. 그 동네가 바로 신당동이었다. 당시 가진 것은 맨몸밖에 없는 20대 청년이 어떻게든 뿌리를 내리고자 하는 절절함을 그 방에서 느꼈던 기억이 난다.
사대문 밖에 붙어 있는 마을, 사대문이 서울이던 시절, 서울에 가장 가까웠던 변두리. 신당동은 그런 곳이었다. 그런 위치 탓에 신당동은 오랫동안 낡은 마을로 남아있었다. 지금은 많이 재개발되어 사라졌지만, 지금도 신당1동과 신당5동엔 옛날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12월에 세 차례에 걸쳐 신당동을 찾았다. 출발지는 동대문운동장역 3번 출구 건너편 광희문이다.
"골목이 워낙 넓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