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안홍기
그는 이 후보의 '불굴의 추진력'도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후보가 국민에게 매력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추진력이다. 그러나 경부운하에 대한 국민여론은 물론 당내 여론도 사나운데, 이 후보는 '난 할 수 있다'고 외친다. 경제학자의 학자적 양심을 걸고 단언할 수 있다. 경부운하는 국운융성을 가져오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사업이다. 자신을 기업가 출신의 능력있는 CEO라고 믿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경부운하 계획을 과감하게 접을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이 후보는 경부운하 공약을 내세우면서 4만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의 경제공약은 경부운하로 시작해 경부운하로 끝이 났다. 7·4·7 공약의 핵심도 경부운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개발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경부운하가 회자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이 뭐냐. 경제대통령이라는 구호는 난무한데 알맹이가 없다." 다음은 홍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을 쟁점별로 정리한 것이다.
[쟁점 ①] 산업파급효과가 11조 7천억원? "경제성 분석 뻥튀기용" "경부운하가 건설된다면 산업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수십조를 들이는 데 산업파급 효과가 없겠는가. 다른 건설사업을 해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산업파급효과 11조7000억원을 비용편익 경제성 분석(B/C 분석)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B/C 분석에서 2.3이 나온 것은 산업파급효과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전체 편익의 1/3을 차지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비용편익분석에 산업파급효과를 반영하지 않는다. 결국 이를 통해 마치 경제성이 있는 양 뻥튀기를 한 것이다.
가령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이 그토록 신뢰하는 네덜란드의 컨설팅업체 DHV사가 한국정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경인운하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했는데 그들의 만든 보고서에도 B/C분석 항목에는 산업파급효과가 포함되지 않았다."
[쟁점 ②] 경부운하로 30만명 고용창출? "4년만에 끝날 시한부 일자리" "30만명이라는 수치는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기초해 산출한 결과이다. 찬성론자들은 이것이 대단한 것인 양 떠들고 있는데 실상 투입산출모형상의 '고용유발계수'에 따른 계산법에 기초해 있다. 투자비가 크면 클수록 일자리도 늘어나게 된다. 당연히 운하가 아닌 다른 토목사업에서도 생겨나는 일자리이다. 그런데도 마치 운하가 고용창출의 요술방망이인 것처럼 현혹하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경부운하가 청년실업 해결의 대안인 것처럼 주장하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황당하기조차 하다. 가령 30만명의 일자리는 운하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다. 4년만에 완공된다면 그 일자리도 사실상 없어진다. 정부가 계속 돈을 써서 땅파는 공사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지속가능한 일자리이며, 젊은이들이 갖고싶어 하는 일자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