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바퀴는 쉬지 않고바다의 바귀를 굴리며 살아가는 포구에는 바다의 축복이 깃들어있다.
송유미
통발어선 선장이자 선주라는 선장님은 태어나서 줄곧 해운대에서만 살았다고, 자신이 진짜 해운대 주민이라고 강조한다. 해운대의 신시가지 아파트 주민들은 대개 해운대 원주민들이 아니다. 해운대의 원주민인 이 선장님은 곧 출항을 하기 때문에 바쁘고 한가할 때 다시 찾아오면 해운대의 역사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며 명함까지 건넸다.
이야기하는 내내 어구를 손질하던 선장님은 요즘 뱃일하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서 부부가 함께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한단다. 배 한번 얻어 탈 수 없느냐고 하니, 이 선장님은 절대 여자들은 배에 안 태우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부인도 안 태우세요 ?" 하고 물으니 "나는 내 마누라도 안 태운다"고 한다.
그 말이 약간 귀에 거슬리지만, 예로부터 고깃배에 여자를 태우면 부정했다고 하니 이해할 수는 있다. 배들 대부분 발이 묶여 있고 압류 딱지 붙은 배도 있고, 요즘은 워낙 땅의 경제가 안 좋듯 바다도 경제가 많이 안 좋다고 덧붙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