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도록 학원을 전전하느라 또래와 충분히 어울려 놀아보지도 못하고, 짬이 있으면 컴퓨터와 TV 등으로 혼자 놀고 온라인게임이 주요 소통 방법인 우리 아이들이 만드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사진은 글 내용과 무관합니다)
김효진
지난 10여 년 간 우리나라 아이들이 기근과 전쟁이 일어난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 아이들 건강이 가장 악화된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당장 아이들이 고통을 호소하지 않기에 어른들은 이 문제를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건강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사회는 재앙을 맞을지도 모른다. 끝모를 의료비 상승, 복지비 과다지출, 노동력 상실과 노동생산성저하, 충동성범죄의 증가 등은 지난 20세기에 있었던 국권침탈, 분단과 전쟁, 오랜 독재 체제만큼이나 우리 사회를 고통으로 몰아갈 사안들이다.
아이들 건강 문제, 국가가 나서야 할 때문명의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아이들의 건강 악화 문제는 손 잘 씻고, 이 잘 닦고,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는 20세기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 '생명'과 '생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 기본구조를 갖춰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를 위해서 국가가 나서야 한다.
'아이들 건강문제를 국정지표로 설정하자'고 하면 국가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것까지 국정지표로 설정하나 하고 반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국가공동체에 대한 이해부족과 아이들 건강이 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건강은 모든 공동체의 당연한 기본과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는 공동체는 이미 중병에 걸려있는 위기의 사회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 생명 존엄성 문제 ▲ 한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려면 전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동체 연대의식의 문제 ▲ 25%에 불과한 식량자급도 문제 ▲ 화학농업을 생태농업으로 전환하는 문제 ▲ 자연 질서에 어긋난 하이테크 농업에 대한 반성문제 ▲ 식품산업의 질적 제고 문제 ▲ 정보화 사회에서 촉진되고 있는 인간의 식물화와 인간소외 문제 ▲ 학교교육의 근본적 성찰과 혁신의 문제 ▲ 건강 증진 중심으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문제 ▲ 환경호르몬과 유해화학물질의 적절한 통제 문제 ▲ 살균 중심의 천박한 과학이 야기하고 있는 변종 미생물 문제 ▲ 물과 공기를 비롯한 환경일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