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가 아마존 카야포에서의 불법 채굴 현장을 찍은 사진. 전문가들과 원주민 지도자들은 2010년 이후 불법 채굴로 인한 파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Marizilda Cruppe/GP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석탄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흔치 않다. 산업혁명은 '혁명'이라는 이름답게 인류의 생활 중 많은 부분을 바꾸었고, 정규 교육과정에서도 빼놓지 않고 소개하는 사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석탄으로 돌아가는 증기기관은 모든 분야에서 삶의 속도를 증가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혁명은 지금 시기의 사람들이 믿는 룰 '더 많이, 그리고 더 빠르게'를 만들어낸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빠른 속도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공유지에서 농사를 짓고 먹고살던 사람들이 지주들이 친 울타리 너머의 도시로 내쫓기지 않았다면, 도시의 공장들은 값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또 하나의 산업혁명의 룰이 되었다.
산업혁명 이후에 우리가 쌓아 올린 많은 것들이 이 룰에 따라 만들어졌다. 많은 종류의 개발과 풍요라는 것은 자연에 울타리를 만들어 그 속에 있는 많은 삶들을 추방하는 것으로 만들어졌다. 지금의 풍요가 자연에게 빚을 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유도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울타리가 결국 울타리를 친 인간들의 삶까지도 위협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자연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표현은 진실이지만, 때론 낭만적인 수사로만 여겨진다. 현실에서는 화석연료 사용도, 생물다양성 훼손도, 미래가 없는 것처럼 찍어내는 플라스틱도 인류의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으로 포장된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더 많이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 편리함만이 장땡이다, 위험은 시장 내부에서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석탄과 산업혁명이 만든 좋은 경제의 기준이라는 것은 다 이런 식이다. 우리는 빨라졌지만, 그 대가로 장기적인 관점 대신 눈앞의 것들만 볼 수 있는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영국이 석탄을 버렸다
그런데, 영국에서 지난 9월 30일,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았다. 영국은 가장 먼저 석탄화력발전소를 만든 국가이자, G7 국가들 중 최초로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을 닫은 나라가 되었다.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인류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연 후, 그 챕터를 닫고 새로운 챕터를 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영국이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을 닫았다는 것만으로 완벽한 전환을 선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영국은 30% 이상의 에너지를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LNG에 의존하고 있고, 안전 이슈가 따라붙는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석탄과 함께 인류의 속도를 대폭 증가시켰던 영국이 석탄을 포기한 것은 큰 상징성을 남긴다. 문을 닫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청정에너지 센터이자 에너지 신사업 연구를 위한 비즈니스 센터로 변모한다는 점은 더욱 그렇다.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영국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였다. 우선 탄소 가격의 하한을 정부 통제하에 두어 재생에너지가 가격 경쟁률을 높였다. 화석연료를 판매하는 것이 점점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으로 바뀐 것이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닫는 과정도 여러 측면을 고려했다. 하루 아침에 모든 노동자들을 퇴출시킨 것이 아니라 10년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4년 전부터는 노조와 함께 전환 계획을 논의했다.
발전소가 문을 닫는 날에는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차관이 직접 노동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시대를 여는 일에 동참했던 노동자들은 사회의 과오를 과도하게 떠안고 사라지는 대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앞장설 수 있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발전소를 닫는 과정을 함께 논의했고, 회사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전환을 책임졌다.
석탄의 룰을 따르는 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울타리를 쳐서 무엇인가를 내쫓았지만, 막상 그 시대를 연 영국이 울타리를 열어 모두를 포용하는 방식으로 석탄의 시대를 종료한 사실은 꽤나 아름다운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영국은 울타리와 석탄을 없애는 방법으로 '더 많이, 그리고 빠르게'의 역사 대신 '더 정의롭게, 그리고 더 좋게"를 선택하는 경로를 선택했다.
석탄은 더 이상 '이븐'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