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뇌룡정은 남명 조식 선생이 세운 뇌룡사가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1883년 허유, 정재규 등 삼가의 유림이 원래 자리에 중건한 것이다.
김종신
한강 정구(鄭逑, 1543~1620)는 퇴계 이황에 이어 24살에 남명에게 입문하였다. 34살에 관직을 제수받고 사은숙배할 때 선조가 "그대는 이황과 조식을 스승으로 모셨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강은 "신은 두 사람의 문하에 출입하면서 의심나는 부분을 물어본 일은 있으나 책을 들고 배우지는 못했습니다."라고 말하였다.
한강은 창녕현감, 함안군수, 강원도 관찰사 등을 거쳐 대사헌이 되었으나, 임해군의 옥사가 일어나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석방하라는 상소를 올린 뒤 성주 고향으로 돌아왔다. 사후 이조판서에 이어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월정 윤근수(尹根壽, 1537~1616)는 젊어서 남명의 문하에 들고 별시 문과에 급제하여 승정원 주서와 춘추관 기사관에 이어 홍문관 부수찬이 되었을 때 기묘사화로 화를 당한 조광조의 신원을 청했다가 과천현감으로 좌천되었다.
홍문관 부교리로 다시 기용되어 지제교 겸 교서관 교리로 <명종실록> 편찬에 참여하고 1589년 명나라에 성절사로 파견되었다. 1591년 광해군의 세자책봉을 건의, 화를 입고 삭탈관직되었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예조판서로 다시 기용되었다. 주청사 등으로 명나라에 파견되어 국난극복에 노력하여 호성공신 2등에 봉해졌다.
야계 이산해(李山海, 1539~1609)는 1572년 남명이 별세하자 2편의 만사를 지었다. 어려서 숙부 이지함에게 배우고,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남명에게 배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명과 이지함의 관계나 만사를 두 편이나 지은 것으로 보아 그렇다.
1578년 대사간이 되어 윤두수·윤근수 두 서인 실세들을 파직시키고, 이후 형조판서·이조판서·대제학·우의정 등 요직을 두루 거쳐 북인의 영수가 되었다. 임진왜란 때 선조를 호송하여 북행할 때 양사로부터 탄핵받았다가 풀려나 영돈녕 부사로 복직되고 대제학을 겸하였다. 선조가 승하하자 원로대신에 임명되어 국정을 주도했으며 대북파가 집권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만수당 박인량(朴寅亮, 1546~1638)은 조식의 문하에서 <주자가례>를 수학하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곽재우와 의령에서 창의하여 의령 정암진에서 왜적의 선봉을 꺾었다. 그리고 삼가 약면산성에서 왜적의 후방을 차단했다. 이같은 전공으로 원종공신에 녹훈되고, 전란이 끝나자 귀향하여 후생들을 가르쳤다.
원당 권제(權濟, 1548~1612)는 약관에 남명의 가르침을 받고, 1591년 문과에 급제하여 홍문관 박사, 예조정랑, 공조좌랑을 역임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곽재우·김면 등과 의병을 일으켜 영양·형강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다. 1598년 고부군수 때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이 송덕비를 세웠다.
운감 조원(趙湲, 1544~1595)은 18살에 남명에게 글을 배우고 20살에 진사시에 장원급제, 28살에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진사시에 장원했을 때 남명이 그에게 쓴 시다.
불 속에서 하얀 칼 뽑아내니
서릿발 같은 기운 광한전까지 뻗히네
견우성 북두성 떠 있는 넓디넓은 하늘에
정신은 노닐어도 칼날은 노닐지 않네.
사간원 정원, 이조좌랑, 삼척부사·승지 등을 지냈다.
김면(金沔, 1541~1593)은 남명의 문하생이자 이황에게서도 배웠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정인홍과 자신의 근거지인 고령 양전동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주로 거창과 고령에서 의병을 이끌면서 일본군을 격퇴하였다.
그의 의병은 금산과 개령 등지에서 준동하는 왜군을 맞아 유격전으로 격퇴하고 특히 우현의 방어전에 나서고 진주성 방어전투에도 참가하여 크게 활약하였다. 조정에서는 그의 공로를 인정하여 합천군수, 첨지사, 경상우병사, 의병도대장 등을 제수했으나, 1593년 초 갑자기 병사함으로써 더 이상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석
1> 이 부분은 최석기 외, <남명 조식의 문인들>, 참조·인용했음을 밝힌다. 보고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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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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