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10일 장남들에서 ‘금개구리학교 2교시’를 열었다.
김병기
조 국장이 설명한 장남들은 세종시 이응다리 앞쪽 96번 임시도로를 사이에 두고 금강과 마주한 배후습지이다. 예전에는 전월산과 원수산 등의 육지생태계와 연결된 드넓은 들판이었지만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 뒤 도로와 건물 등으로 단절됐고, 규모도 10분의 1로 줄었다. 지금은 금개구리 덕분에 2만여 평의 보존지구 안에서 논농사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충남대 대학원생들은 이날 본격적인 밤마실 행사에 앞서서 낮부터 곤충채집을 하면서 조사를 벌였다. 논바닥에는 우렁이가 긴 더듬이를 앞뒤로 흔들며 기어갔다. 자세히 보면 민물새우, 다슬기도 있다. 지난 6월 모내기 행사 때 보였던 멸종위기2급 대모잠자리는 자취를 감췄지만, 대신 고추잠자리와 왕잠자리가 날아다니다가 짱짱하게 자란 벼 끝자락에 앉아 바람을 탔다.
최수빈씨(곤충 전공 대학원생)는 "너무 뜨거우면 곤충들도 쉬기 때문에 많이 나돌아다니지는 않는데, 메뚜기 목이나 노린재 목을 주로 조사했고, 20여 종의 곤충을 확인했다"면서 "도심 속에서 이렇게 다양한 생태계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조사를 한 명인영 시민모임의 모니터링 단장도 "도심 한복판에 농약을 치지 않고 벼농사를 하는 곳은 이곳이 국내에서 유일할 것"이라면서 "그런 만큼 논 습지의 생태계가 잘 유지되기에 곤충류를 먹는 파충류와 양서류, 그걸 먹는 조류 등의 먹이사슬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 단장은 이어 "시민모임은 2주에 한 번씩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2시간 동안 조사를 하면 맹꽁이이와 겨울철새인 큰고니, 큰기러기, 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서 70종에서 100종 정도의 종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며 "이번에 충남대 대학원생들과 함께 이곳의 곤충 표본작업을 해서 이곳에 못 오는 사람들에게 장남들의 보존 가치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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