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의원실 제공
- 4년 만에 국회 돌아오셔서 2개월이 지났는데 어떠세요?
"약간 낯선 풍경이에요. 국회 모습은 그대론데 지금 과연 우리가 촛불 혁명을 거친 정부와 국회의 모습인가란 거예요. 그래서 안타까운 점이 많죠."
- 이유가 뭘까요?
"물론 역사는 직진이 아니고 뱀이 가는 길처럼 구불구불 간다고 하지만 너무 퇴행이 심한 것 같아요. 그리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주권자인 우리 국민이 뭐라고 명령했어요?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국정 방향은 틀렸고 바꿔라'라고 명령해서 그 명령 받들기 위해 야당은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인데 지금 윤 정부는 '너희는 그렇게 주장하느냐. 나는 내 갈 길을 간다'고 마이웨이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죠. 그 과정에서 부서지는 건 국익이고 또 초래되는 건 국민의 불행이어서 그 점이 안타까운 거죠,"
- 상임위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방위)잖아요, 과방위 얘기하죠.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결국 탄핵을 당했죠.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하는데 기각이나 각하로 나올 경우 이 위원장에게 날개 달아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지금 헌법재판소가 보수 성향 판사 다수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그러나 그거와 상관없이 이진숙씨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최근 독립 기념관장을 친일파에 가까운 사람 임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인사였어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것이 윤석열 정부 몰락의 신호탄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 그러나 탄핵이 기각되면 역풍이 불지 않을까요?
"국회로서는 국민들이 준 입법권을 행사한 것이고 또 헌재는 나름대로 또 헌재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자기들이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판단이든 둘 다 존중해야 되는 거죠."
- 이진숙 위원장 인사청문회는 어땠나요?
"이진숙 A 이진숙 B로 나눠서 봤는데 이진숙 A는 내가 아는 이진숙이에요. 중동 전문 기자로 내가 아끼고 사랑했던 후배 기자였고, 이진숙 B는 권력에 포획돼서 완전히 방송 장악의 선봉장이 돼 있어서 굉장히 낯설은 장면이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이진숙 A가 이진숙 B로 바뀌었는가 그 점을 계속 파고들었던 거죠."
- 의원님은 같이 기자 생활 했잖아요. 기자 이진숙은 어떤 인물인가요?
"이라크 전쟁을 보도하면서도 강대국 편향적인 시각은 안 된다는 생각을 가졌고 또 전쟁으로 참혹한 피해 당하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에 대한 연민 안타까움을 느끼는 양식이 있는 기자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노태우 정부 말기 MBC 노조를 파괴하려고 했을 때 거기에 저항해 전방에서 투쟁했던 아주 참 노조원이었다고요. 그래서 이진숙 기자에 대해 제가 아끼고 사랑했던 기자라고 말한 건 중동 전문 기자로서의 그런 능력과 노조 지키기 위해서 투쟁했던 그의 경력을 높이 평가했던 거죠."
- 그러면 왜 바뀌었을까요? 이진숙 위원장은 세계관이 바뀌었다고 하잖아요.
"세계관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에요. 본인은 노조가 투쟁하면서 사람들에게 소금 뿌리고 아주 극렬한 행동 하는 것에 대해 노조에 대한 시각도 바뀌고 세계관도 바뀌었다고 했죠. 하지만 본인도 단식 투쟁까지 하면서 노조를 사수하겠다고 했던 강성 노조원이었는데 노조 파괴의 선봉으로 들어서기에는 그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죠.
중요한 건 뭐냐 2010년 3월에 이명박 정부가 MBC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서 김재철이라는 사람을 사장으로 내려보내요. 김재철 사장이 와서 내 말 잘 듣고 수행할 도구를 찾는 거예요. 그때 발탁된 사람이 이진숙 위원장이에요. 그때 워싱턴 특파원 마치고 돌아와 보직도 없이 근무하고 있던 이진숙 기자를 국장으로 발탁하고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고 벼락출세 시킨 거예요. 그러면서 사람이 180도 바뀌고 이진숙 B가 탄생하는 거죠."
- 그러면 의원님 보시기에 이진숙 위원장의 가장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사람이 자기 양심을 속일 수는 없잖아요. 자기 세계관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세계관이 바뀐 게 아니라 본인의 출세주의 출세욕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완전히 눈을 멀게 한 거죠. 그래서 5·18을 폄하하고 또 이태원 참사 기획설을 얘기하고 세월호를 폄하하고 하는 극우적 운동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탄핵을 당했어도 버티고 헌재에서 기각 당하면 내가 날개 달 것이란 망상을 하는 거로 생각합니다."
- 이동관 전 위원장이나 김홍일 전 위원장은 탄핵이 발의되면 바로 사퇴했는데 이진숙 위원장은 아니었죠. 이유를 뭐로 보나요?
"이동관씨가 KBS 사장을 바꾸고 나갔어요. 김홍일씨가 YTN을 팔아넘기고 갔단 말이에요. 이제 남은 건 MBC 사장 바꾸는 건데 MBC 사장 바꾸는 MBC 이사진을 이 위원장이 바꿨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KBS, YTN, MBC 다 끝났어요. 그러니까 버틸 수 있는 거죠."
- 법인 카드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본인이 자료 낸 것만 한 7~8년에 걸쳐서 6억 원을 썼어요. 내가 장관과 당 대표 해봤는데 돈을 이렇게 써본 일이 없어요. 본인이 사적인 용도로는 만 원도 안 썼다고 했어요. 너무도 뻔한 거짓말이죠. 핵심은 뭐냐 하면 공사 구분 못 한 거예요. 본인은 대전 MBC 영업활동을 했어요. 그것도 양심 불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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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이진숙 위원장이) 노조 파괴 선봉에 선 공로로 워싱턴 지사장 했어요. 워싱턴 특파원은 모든 기자의 선망이고 꽃인데 특파원 갔다 오고 지사장까지 한 거예요. 이중의 혜택이죠. 지사장 갔을 때 방송문화진흥회 MBC 방문진 이사장으로부터 전화 받아요. 서울 MBC 사장으로 만들어줄 테니 들어오라고요. 그래서 들어오고 워싱턴 지사장 신분인데 MBC 사장 공모에 공모해요. 그러나 떨어지고 안광한씨가 됐어요.
그 후에 대전 MBC 사장 가잖아요. 그 목표가 뭐겠어요? MBC 본사 사장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1년에 100번 넘게 서울을 와요. 근데 전임 사장들은 1년에 잘 와야 20~30번 와요. 와서 흥청망청 누구를 접대하느냐면 방문진 6명의 여권 이사가 접대 대상이에요. 그 표를 얻으면 다음에 사장이 되는 거니까요. 그건 공적으로 쓴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자격 없어요."
- 방문진 이사진을 교체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지금 거짓말 하고 있어요. 이진숙, 김태규 두 사람이 투표했다는 거 아니에요? 나는 이게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봐요. 그래서 청문회에서 국민을 향해 거짓말한 것에 대해 밝혀낼 필요가 있습니다. 투표한 게 아니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져온 명단으로 방망이 쳤다고 우리는 파악하고 있어요. 전부 83명이거든요. 후보자가 면접도 없이 1시간 만에 했어요. 이건 절차적 정의를 위반한 거죠."
-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책임이라고 헤요, 추천 민주당이 안 하니 2인 체제라는 건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최민희 위원을 추천했는데 7개월 7일 동안 임명하지 않은 채 2인 체제로 운영했던 이동관 위원장이 있었을 때는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2인 체제'라고 하는 말도 사실은 말이 안 됩니다. '체제'는 '시스템'입니다. '시스템'이 아니고, 지금 2명만 들어온 것이고, '2인 구성체'라는 말이 적절할 듯싶습니다."
"제2부속실 만든다고 그동안의 일 없어지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