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식탁 사잇길더 많은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며 인터뷰에 적극 응한 청년식탁 사잇길 일꾼들. 왼쪽부터 고현빈, 이서하, 박우성 씨.
김성호
매년 5월 즈음, 영화제를 위해 찾는 전주다. 벌써 10년이 넘은 방문이지만 올해는 꽤나 특별했던 것이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난 10여 년간 영화의 거리 인근과 숙소주변만을 오가면서도 내가 전주를 다녀왔다고 말한 것이 얼마나 비좁은 생각인지를 비로소 알았다.
전주에 사는 이들과 만나고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둘러보며 이제야 전주를 조금은 더 알게 되었다. 전주가 당면한 위기, 곧 인구와 일자리의 감소, 낙후되는 공간, 유출되는 청년, 무너지는 경쟁력 등을 실감하였다. 또 전주가 가진 가능성들, 움직거리는 재주들과 나눠지는 마음들, 그것이 불러온 여러 좋은 것들과도 만나게 되었다.
청년식탁 사잇길을 찾은 것도 덕분이었다. 맛의 도시라 불리는 전주에서 이 식당을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아침엔 토스트며 간단한 국과 밥을, 점심과 저녁엔 김치찌개를 파는 이 가게가 무엇이 특별해서 그리 많이들 찾는가. 가만히 보았더니 가격대부터가 남달랐다. 돈육 김치찌개 1인분이 고작 3000원, 대식가처럼 이것저것 추가한대도 고작 몇 천 원이 오를 뿐인 저렴한 가격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싼 거지? 맛이 없는가요? 그런 물음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세차게 양 손을 저어 보인다. 절대 그런 가게가 아니라고, 일단 가서 한 술 떠보기부터 하라고 말이다.
일정이 빡빡하여 아침 댓바람부터 찾은 길이다. 식당은 전북대 맞은 편, 어느 상가건물 이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정갈한 찬 몇 가지에 밥과 국, 그리고 직접 해먹는 계란후라이까지가 아침에 준비된 메뉴였다. 원한다면 토스트에 치즈를 넣어 먹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이 식사가 고작 2000원, 보다 본격적인 메뉴는 3000원에 판매되는 점심과 저녁의 김치찌개라고 했다. 건더기가 많이 든 국과 찬을 먹는 것으로도 꽤나 간편하고 즐거운 식사가 되었는데 이토록 저렴하기까지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