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님과 저자의 만남 (2008. 11.)
박도
섬 소년, 꿈을 이루다
김대중. 한반도 서남쪽 외딴 하의도의 섬소년이었던 그는 큰 뜻을 품고 정치가의 길로 들어섰다. 정치인으로서의 관문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네 차례나 떨어지고도 다섯 번째 선거에서 당선된 의지의 인물이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엔 명연설가로, 뛰어난 이론가로 이름을 날렸다.
김대중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세 차례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어린 시절의 꿈을 조금도 꺾지 않고 새롭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 마침내 대한민국 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고,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대중 앞에 당당히 섰다. 요새 회자되는 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오래전부터 보여준 정치인은 단연 김대중이었다.
김대중은 대통령이 된 뒤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난관을 헤쳐나가는 뚝심의 리더십은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어디 그뿐인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휴전선을 넘어 평양에 가 '6.15공동선언'을 만들고 통일로 가는 길에 주춧돌을 놨다. 한반도 정세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지도자의 모습을 당시 우리는 똑똑히 지켜봤다.
1. 남과 북은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 나가로 하였다.
2000년 6월 15일 '남북 공동선언'의 머리말이다. 이 공동선언문은 두고두고 우리 겨레에게 통일로 가는 등대와 주춧돌, 징검다리와 같은 말이 될 것이다. 지난날 한 나라 한겨레로 동고동락하며 살았던 남북은 6.25전쟁으로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을 것처럼 으르렁대며 살았다. 그런 살벌한 시대를 청산하고, 미래 세대에 새로운 시대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높게 평가받았다.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은 그의 몫인 게 당연했다. 나는 분단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평화 통일의 징검다리와 주춧돌을 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