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연곡사 일주문
박도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로 가는 길은 왼편은 지리산이요, 오른편은 섬진강으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19번 국도를 달리면서 호기심 많은 나그네가 강과 멧부리를 두리번거리는 새 승용차는 피아골 들머리로 접어들었다.
연곡사(燕谷寺)는 신라 경덕왕 때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타고, 구한말 때는 의병 근거지라는 이유로 일본군에게 다시 불태워진, 일본과는 매우 악연이 깊은 절이라 했다. '지리산연곡사(智異山燕谷寺)'라고 쓴 일주문을 지나자 대법당인 대적광전이 나오고, 왼쪽 계곡 동백나무 아래에 '의병장고공광순순절비(義兵將高公光洵殉節碑)'가 고즈넉이 서 있었다.
녹천 고광순 의병장이 순절한 날은 대한제국의 석양빛이 저무는 1907년 정미 음력 9월 11일 묘시(오전 6시 무렵)였다. 임진왜란 때 충렬공(忠烈公, 고경명)과 의열공(毅烈公, 고인후) 부자가 금산싸움에서 순국한지 315년만이요, 충렬공의 큰아드님 효열공(孝烈公, 고종후)이 진주성 남강에 투신하여 순국한지 314년 만에 고씨 가문에 또 한 번 충의의 높은 탑이 우뚝 솟는 순간이었다.
연곡사 대적광전에서는 녹천 고광순 의병장의 명복을 비는 추모법회가 열렸다. 피아골 계곡에는 100년 전 그날의 총소리 대신에 법고와 목탁소리와 염불소리가 낭랑히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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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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