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슈 잡지 홈리스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빅이슈코리아
빅이슈코리아
<빅이슈>는 홈리스(Homeless, 거리노숙, 비주택/비적정 주거 거주민 등의 주거취약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잡지다. 홈리스들에게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주고,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하며, 정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존감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 1991년 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한 빅이슈는 한국에서 빅이슈코리아로 뿌리내리고 있다.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의 첫 번째 보이는 문구는 "빅이슈의 미션은 빈곤해체입니다"이다.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는 이들의 슬로건이다. 이 단체의 아이덴티티는 인간성의 회복과 주거취약계층의 존엄에 기반한 자립솔루션이다.
일정한 주거 공간 없이 빈곤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해결의 기회를 제공함을 사명으로 한다. 다시 말해 빅이슈의 사명감은 패자부활전이라는 사회경제적 기회의 제공이다.
대부분의 사회보장제도의 근본취지는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기본생계유지와 교육기회의 제공에 있다. 하지만 현실은 경제적 약자들이 제도에 쉽게 의존하다보니 사회적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빅이슈는 이러한 문제적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적 활동 기회 제공을 그 목표로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회생파산제도 또한 빅이슈 못지않게 패자부활전을 위한 기회제공 제도이다. 비록 기반이나 대상은 다르지만 분명 회생파산제도는 빅이슈의 의도와 닮아있다. 빅이슈의 활동을 통해 홈리스들이 경제적 갱생의 의지를 갖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처럼, 회생파산제도도 한계 채무자들에게 새출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 회생파산제도의 아이덴티티도 경제적 자유인으로서 자존감 회복과 경제적 약자들의 존엄에 기반을 둔 해법 제공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패자부활전이 자유로운 사회구조와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실패를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보다는 사회나 국가 제도적 관점에서 살펴볼 때 실패한 이들의 삶이 더 자세히 보인다. 이를 개인의 실패로만 규정할 때, 사회적 책임에서 벗어난 국가와 법과 제도는 더더욱 개인들의 삶에서 멀어져간다. 무엇보다 개인의 시행착오를 실패라 규정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한 때다.
그러한 인식개선과 더불어 능력주의를 보완하는 완충지대, 경제적 실패자들을 위한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한다. 실패하거나 좌절한 그 상황에 머물지 않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줘야 한다. 모든 개인의 실패를 국가나 제도가 떠안을 수는 없지만,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가 있는 개인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필요하다. 이는 결국 패자부활의 전초기지를 만들어 내는 법과 제도 설계의 문제이며,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회생파산제도는 그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