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레일 재설정철도노동자들은 철로 안전 확보를 위해서 한 밤중에 장대레일을 재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유균
하지만 장대레일이라고 여름 더위에 늘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레일이 늘어나며 발생하는 힘인 '응력'을 해소할 레일 간 간격이 없어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응력을 레일과 침목을 붙잡고 있는 자갈 도상이 버티지 못하고 선로가 횡으로 휘어지기 전에 미리 해소해 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설관리원들은 이놈의 레일이 열을 받아 스스로 벌크업 해서 사고를 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장대레일 재설정 작업'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레일이 늘어날 것을 계산하여 그만큼 미리 레일을 잘라내고 다시 붙이는 일인데, 이 작업이 말처럼 그리 간단치가 않다.
온도와 환경에 따른 정확한 계산을 바탕으로 십수명에서 수십명이 달려들어 열차가 다니지 않는 심야에 긴 구간의 레일을 침목과 분리한 뒤 밤샘 작업을 해야 한다. 또 누군가는 그 새벽 내내 땅을 기어 다니며 일해야 해서 현장에서는 해당 작업자를 은어로 '땅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폭염에 대비해 취약개소에 자갈을 보충해 자갈 도상의 저항력을 높이기도 하고 레일의 온도를 단 1℃라도 낮추고자 흰색 차열성 페인트를 열심히 바르기도 하는데 열차를 타고 가다 레일이 흰색이라면 '아, 여기가 레일 온도상승에 취약한 곳이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하지만 철저히 대비해도 시설관리원은 선로를 떠날 수 없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 그늘을 찾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시설관리원은 외려 기온이 상승할수록 더 가까이서 선로를 지켜야 한다. 50℃가 넘는 선로 위를 걸으며 상시 점검하고 선로 이상에 대응한다. 땡볕에서 레일을 감시하고 이상이라도 발견되면 또다시 밤샘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올해에도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지만, 철도 시설관리원들은 선로에 물과 땀을 함께 뿌리며 선로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