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지난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 또한 심상치 않다. 이전에 없었던 북한의 무력도발과 한미연합의 물러섬 없는 대응이 반복되고 있다. 물러서지 않는 양측의 대결 속에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필자는 몇 가지 이유로 지금의 한반도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북한의 무력도발은 협상용이 아니다
과거 북한의 무력도발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이란 해석이 주를 이루었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거나 다자협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때, 무력도발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며 협상을 주도하려 했다. 우리가 북한의 협상 전술을 말할 때 사용하는 '벼랑 끝 전술'이다.
그러나 북한은 더 이상 협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의 회동을 통해 대화를 지속하는 듯 보였으나 그것이 마지막 대화였다. 북한은 이제 어떠한 북미, 남북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
북한의 대화 거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 했다. 그러나 이제 핵을 통해 체제 안전을 스스로 보장하겠다는 생존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북한의 무력도발은 소형화된 핵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둘째, 더 이상의 실효적인 대북 제재는 없다
북한이 2016년 이후 세 차례의 핵 실험을 단행하면서 국제사회는 UN안보리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여기에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북한을 거의 완벽하게 봉쇄한 것과 같은 제재상황을 가능케 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제재에 적극 동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고했던 제재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미중전략경쟁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중협력을 어렵게 만들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의 대러제재로 이어졌다.
올해 있은 북한의 세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UN안보리에 회부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속에 추가적인 대북제재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의 책임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하더라도 UN안보리에서 어떠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북한은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 조치가 시작된 2017년 12월(UN결의안 2397호) 이후 '자력갱생'으로 5년을 견뎌내며 제재를 통한 굴복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한국과 미국도 싸움을 피할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