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해상훈련 참가하는 레이건호지난 9월 26일 오전 부산 레이건호(CVN-76)가 한미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핵 놀음에 한국 정부도 부화뇌동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전략은 명확하지 않다. 아니 명시적으로 제시된 비핵화 전략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소위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의 선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비핵화 전략'이라 할 수 없다.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없이 남북관계와의 선순환 관계를 강조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그저 말로만 북한을 비난하던 것보다 속은 시원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의 군사적 대응이 상호 에스컬레이팅 되는 악순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있나? 정말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는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은 점점 격화되고 있는 안보 경쟁의 '악순환'이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전략은 무전략의 전략이다. 다만 북한이 우리 국민들에게 핵으로 위협하는 만큼이나 핵은 우리 정치에서 국민을 자극하고 협박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4년 반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스스로 한반도 비핵화를 주도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한미동맹만으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가? 필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최소한 두 강대국이 한국의 비핵화 노력과 대화에 반대하지 않을 때, 한반도 평화는 진전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반도 평화라는 명제에 미국과 중국을 묶고, 필요하다면 기존의 남북 합의를 과감하게 이행함으로써 대화의 테이블에 북한을 불러내야 한다. 미국이 북한과 합의한 관계정상화에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중국이 한반도에서 다자협상을 재건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앞으로 4년 반을, 대화 없는 살얼음판 속에 서로를 향한 미사일을 세어가며, 핵실험 날짜를 맞춰가며 보낼 수는 없다. 이성을 잃은 남북의 군사적 대결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전문가, 활동가, 그리고 평화를 지키려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친 것처럼, 벽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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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 연구교수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오디세이],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평양학개론], [한반도 스케치北], [속삭이다, 평화]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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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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