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전경.
김동규
- 결성 직후에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조선대 이사장과 이사들에게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사회는 총장을 해임하고 학교를 자신들의 의지대로 끌고 가려고 했습니다. 이사회는 강 총장 재직 시기에 진행된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조선대가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했음을 명분으로 강 총장을 해임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징계는 교원 징계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국가기관인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의해 취소됐습니다. 직후 교육부가 직접 조선대 측에 소청심사위 결정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사회는 사립학교 인사권을 내세워 2차 해임을 감행했습니다. 결국 강 총장은 최종 해임됐습니다.
이 과정을 알고 나니, 정말 황당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총학생회 측이 일부 학생들을 동원해 강 총장 퇴진을 요구했는데, 이는 학내 구성원 간의 연결고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습니다. 총학생회가 교수 평의회, 교직원노동조합, 총동창회와 산하 민주동우회 등과 엮여 있어, 사안에 대한 생각과 무관하게 동원된 것입니다. 졸업한 지 꽤 된 선배들과도 관계가 있는, 지역의 폐쇄성 탓입니다. 조선대에서는 이 같은 관계망에 따른 여러 세력의 첨예한 갈등이 반복돼 왔습니다."
- 교수 10명을 처벌받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우선 정보 수집부터 했습니다. 그 결과, 여러 학내 정보를 알게 됐습니다. 그중 하나가 조선대 공과대학 학장 A씨가 '아빠 찬스'를 활용해 본인의 아들에게 석·박사 학위를 주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A씨 외에도 9명의 조선대 교수가 연루됐습니다. 동료 교수 9명이 A씨의 아들을 출석을 마치 품앗이하듯 조작해 준 것입니다.
직후, A씨 등 10명의 조선대 교수와 A씨의 아들까지 11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했습니다. 그 결과 조선대 교수 9명이 벌금형 형사처벌을 확정받았습니다. A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 항소해 상급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A씨 아들의 학위는 취소됐습니다.
한 대학의 교수 10명이 한 학생의 출석을 조작해 4년 만에 석·박사 학위를 모두 줬다가 처벌받은 사례는 수도권에도 드물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은 조선대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학부모가 직접 부조리한 학사행정을 사법기관까지 끌고 가 해결한 사건이라고 합니다. 재판 당시,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재판장이 A씨 아들에게 '아버지에게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아들이 '집에서 들었다'고 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