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티오구즈 계곡제티 오구즈:설산에서 흘러 내린 시냇물을 따라 들어 가면 제티 오구즈가 나온다.
전병호
찢어진 심장 바위
스카즈카 계곡의 감흥에 젖어 회색빛 시냇물이 흐르는 옆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니 눈앞에 마치 하트가 쪼개진 형상의 커다란 붉은 바위 두 개가 나타났다. 바로 제티 오구즈 계곡의 시작을 알려주는 ' 찢어진 심장 바위(Broken Heart)'이다.
이곳 '찢어진 심장' 또는 '깨진 심장' 바위에는 얽힌 전설이 있는데 구전 문학이 발달한 키르기스스탄 문화 특성 때문인지 대부분 전설들은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여 그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결투를 하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 모두 죽게 되어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자의 심장이 둘로 갈라졌다는 전설이다. 또 한 전설은 견원지간이던 두 나라 왕 중에 한 왕이 상대 왕의 아름다운 왕비를 시기하여 왕비를 납치했는데 왕비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고 욕심 많은 상대 왕은 그에게 고통을 주면서 전쟁을 끝내고자 납치한 왕비를 협곡 제단에서 칼로 찔러 죽였다고 한다. 이때 죽은 왕비의 피가 바위를 갈라 붉은색의 찢어진 심장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어떤 전설이 진짜이든 한 여인의 심장을 찢어지게 했다는 것은 일치하고 있으니 저 '찢어진 심장 바위'는 바로 이 세상 남자들에게 '여인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말 것'을 가르쳐주는 '경계 바위'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