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돌부전나비.우리나라 나비 중 유일하게 육식을 한다.
이상헌
바둑돌부전나비 애벌레는 조릿대를 가해하는 일본납작진딧물을 잡아 먹고 살며 성충이 되어서는 진딧물의 사체에서 체액을 빨아먹는다. 우리나라 나비 약 300종 가운데에서 고기맛을 아는 유일한 종이다. 세계적으로도 육식을 하는 나비는 얼마 없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산다.
일본납작진딧물이 창궐하면 대나무(조릿대, 이대, 신이대)가 노랗게 말라 죽는다. 하얀 밀납 성분의 끈적끈적한 물질을 붙여놓아 그을음병이 생기기 때문이다. 바둑돌부전나비 애벌레는 흰색 몸매에 털이 수북하여 진딧물과 구별이 어렵게 위장하여 천적의 눈길을 피한다. 종령으로 자라나면서 식욕이 왕성해지므로 천연의 살충제 역할을 한다.
새 대가리를 흉내낸 꼬리의 검은점
여러 종의 나비에서 날개 끝이 길게 삐져나온 꼬리(미상돌기)를 볼 수 있는데, 눈에 띄는 붉은색과 검은점이 어우러져 조류의 눈과 부리처럼 보이게 만든다. 새와 같은 천적이 날개 끝을 머리로 착각하게 만들어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상돌기 부분이 상처를 입어도 몸통만 괜찮다면 명이 다하는 날까지 살 수 있다.
감귤과 같은 주황색 몸매가 시선을 잡아끄는 귤빛부전나비류는 오뉴월 참나무 숲에서 볼 수 있다. 애벌레가 참나무 잎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날개편 길이가 40mm 내외의 귤빛부전나비는 5월에서 7월 사이에 한 차례 발생하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초록색 풀잎 위에 앉아 있으면 보색 대비가 도드라져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