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산에 은둔하여 살아가는 백이와 숙제
바이두
중국 유학 경전 <서경>은 주나라(기원전 1046년~771년)를 기록하면서 '하늘은 선에 복을 주고 지나치면 화를 내린다'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니까 세상에 권선징악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후 공자(기원전 551년~479년)는 '하늘은 어떤 말도 하지 않지만, 사계절은 돌아가고 곡식은 자란다. 하늘이 말을 하더냐?'라고 하면서 하늘이 사람의 일에 관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공자의 제자 순자(기원전 298년~238년)는 '하늘은 단지 자연의 질서만 관장할 뿐이다'라고 했고, 천여 년이 지나 주희(1130년~1200년)는 '하늘은 인간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하늘은 선한 사람에게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 벌을 내리는 주재자(신)가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결론낸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유학이 시작된 공자 시대(기원전 6세기)부터 '인간에게 화복을 내리는 하늘이 없었다'는 것이다. 즉 세상에 권선징악에 따른 보상이 애초부터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공자는 인간이 살자면 사회질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仁)이라는 도덕을 만들었다. 맹자는 사람의 천성이 착하기 때문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의(義)롭게 행동하면 인(仁)을 행할 수 있다고 했다.
맹자가 사람이 착해서 의(義)롭게 행동한다고 했지만, 사람이 인(仁)을 행하지 않자, 순자는 인간은 천성이 악하기 때문에 교육해서 인(仁)을 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사람이 인(仁)을 행하지 않고 도덕을 지키지 않자, 한비자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하다며 법(法)을 만들었다.
중국인은 아주 오래전부터 세상에는 권선징악에 따른 보상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고 현재도 그렇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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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사람이야기>,<중국인의 탈무드 증광현문>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 산동성 중부 도시 한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연구>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위방식의 근저에 있는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중국인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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