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의 가치를 지켜오고 있는 실레책방 내부의 모습
한림미디어랩 The H
여유로움을 주는 곳으로 기억되길
- 실레책방은 디지털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나요?
"디지털 시대에는 원하지 않는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주입받게 됩니다. 가령 지하철에 탑승하면 의지와 상관 없이 스크린 속 기업의 광고들을 보게 됩니다. 또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면 메인페이지에 다양한 기사가 노출돼 있어 의도하지 않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의도하지 않은 정보 입력량이 쌓이게 된다면, 결국 스스로 통제 가능한 정보량의 범위를 넘어서게 됩니다. 이는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책방은 폭발적으로 주입되는 정보의 바다에서 쉼이 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선 스스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야의 책을 고른 후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 책을 읽어나갑니다. 그 과정 속에서 생각의 속도가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나가는 실레책방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디지털 시대는 항상 '빠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든 개념을 두 가지로 구분 짓는 양자택일의 이분법적인 답변을 요구하고 있고, 그 안에서 현대인들은 여유로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방은 여전히 아날로그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천천히 머물며 책을 보는 공간'이라는 본질을 지켜왔기에 빠름을 요구하지 않고 책을 읽을지, 읽지 않을지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책방은 책을 읽어도 되고, 읽지 않아도 됩니다. 졸아도 되고, 읽는 척을 하며 딴 생각을 해도 괜찮은 공간입니다. 빠름을 강요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여유를 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가치를 지켜왔습니다."
-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이런 책방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지금은 종이책방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문화적 성숙을 이룬 사회가 된다면 종이책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다'라는 의미는 결국 내가 원하는 세상에 오롯하게 들어가고 덮는 행위입니다.
후각을 자극하는 책 냄새와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는 인간이 포기할 수 없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기에, 책방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유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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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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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정보 속 책읽기는 내가 원하는 세상에 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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