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돌은 제빵사
주시현
한 번은 야외수업을 하러 근처의 매곡천을 산책하며 사진을 찍으러 나간 적이 있었다. 강가에 서서 열심히 돌멩이 사진을 찍는 친구가 있어서 다가가 보았더니 돌멩이 모양이 신기했다. 내 눈에는 알파벳 E처럼 보였는데 그 학생 눈에는 식빵으로 보인 모양이었다.
돌멩이 사진으로 "돌은 제빵사"라는 작품을 뚝딱 완성하더니 배시시 웃는 학생의 상상력이 재미있었다. 찬찬히 읽다 보니 왠지 모르게 어디선가 빵 굽는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다. 강물이 돌멩이에 자리를 내어주었다는 표현에서 다정함도 느껴졌다. 서로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진 우리들이 서로에게 베푸는 작은 배려들이 바로 오늘의 선물이 되는 법이다.
예술가는 마음속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한다. 그러니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예술의 시작이다. 마음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첫 시작을 함께 하며 수많은 첫 줄을 적어낸 학생들이 대견스럽고 감사하다.
갓 태어난 어린 예술가들의 따뜻한 시선이 아름답다. 앞으로도 계속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며 예술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길 응원한다. 스스로의 내면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삶, 그런 인생은 얼마나 예술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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