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수(이린)의 장래 희망중 하나는 큐레이터입니다. 영국 테이트모던 갤러리에서.
꿈틀리인생학교
누군가를 짓밟는 일이 가장 선명하게 일어나는 곳이 학교였다. 학생을 등급으로 나누고, 더 나은 등급을 받기 위해 친구들을 짓밟는 것을, 친구들이 시험이 끝나면 울거나, '자살할까'라는 말을 내뱉는 것을,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가 성적으로 매겨진 자신의 가치에 낙담하는 것을 보며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퇴서를 냈다. 미련은 없었고, 단지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을 했다.집에서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밟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눈앞이 깜깜했다. 강력한 힘으로 발을 내려놓게 만드는 중력에 혼자의 힘으로는 대적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부모님이 내게 제안을 해오셨다. 경쟁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1년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꿈틀리인생학교라는 곳이 있는데 가보는 게 어떠냐고. 단체 활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단체생활도 별로 해본 적이 없던 나에게 '함께' 하는 것을 강조하는 꿈틀리인생학교는 미지의 세계였다.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고민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발자국을 떼기로 했다.
두려우면서 설렜던, 입학
막상 입학하게 되니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걱정부터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 여러 걱정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하지만 고민도 잠시, 나는 낮선 예비학교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