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성보 전투강화역사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광성보전투를 밀랍인형으로 재현한 장면이다. 미국의 침입에 맞서 치열한 전투끝에 병사 대부분이 전사하는 아픔을 겪었다.
운민
길에 밟히는 곳마다 역사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강화에서 어디를 먼저 가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난제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며 효율적인 동선은 물론 이왕이면 역사적 흐름에 따라 장소를 찾고 싶을지도 모른다.
필자의 경우엔 어디를 가든 그 고장을 대표하는 박물관에 찾아가 전체적인 맥락을 살피고 나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곤 한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화 고인돌 공원을 마주하고 자리한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종잡기 힘들었던 강화도의 비밀을 천천히 살펴보기로 하자.
강화동종과 선두포축언시말비, 이렇게 반가울 수가
이 박물관은 원래 갑곶돈대에 자리해 있다가 2010년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되면서 규모는 물론 시설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넓은 로비로 들어오면 그 공간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는 유물인 강화동종과 선두포축언시말비를 먼저 둘러보게 된다.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강화동종은 조선 후기의 승려 장인인 사인비구가 만든 것으로 원래는 정족산성에 보관되어 있다가 고려궁지를 거쳐 지금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얼마 전 중앙박물관에서 성황리에 전시가 마무리된 '조선의 승려 장인전'에서 조선 후기의 승려 장인에 대해 관심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불화, 불상 등 각 분야에서 승려 장인이 만든 다양한 예술품이 점차 주목받는 상황에서 화계사, 청룡사, 청계사 등 각지에 남아있는 사인비구의 동종 중 하나를 만나게 돼 반갑기 그지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