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자동완성 프로그램'
김광민
개인회생 역시 하나의 상품이 되어 우리 사회 이지안의 없는 주머니를 더욱 주리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답답함이 생긴다. 당장 이자도 갚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내고 개인회생을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변호사에게 개인회생을 의뢰하려면 아무리 저렴하게 진행해도 선임료와 송달료 등을 포함해 200만 원 이상 소요된다. 밥값이 없어 믹스커피로 끼니를 때우는 우리 사회의 이지안에게 200만 원은 엄청난 금액일 것이다. 아니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목숨 값이 200만 원도 되지 않는 이가 허다하다.
개인회생은 결코 어려운 제도가 아니다. 내 빚이 얼마인지, 내 재산이 얼마인지, 내 수입이 얼마인지, 그리고 아끼고 아끼면 내가 한 달에 얼마로 버틸 수 있는지만 알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것이 개인회생 신청서다. 일단 신청서를 작성하면 이후 작업은 보정을 요구하는 법원과 소통하며 진행하면 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고액의 변호사를 선임하여 개인회생을 진행하는 것은 문서작성 방법과 신청 절차의 어려움 때문이다.
문서작성과 신청절차의 벽에 막혀 개인회생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이지안들을 위해 '개인회생자동완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했다(
https://나홀로개인회생.com). 프로그램 순서에 따라 공란을 메꿔나가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개인회생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계산식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이를 상세히 설명해주는 설명서도 개발하고 있다. 설명서 역시 조만간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이제 박동훈이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면 사채업자에게 얻어맞는 일은 없기 바란다. 빚을 대신 갚아주기보다는 '계속된 소득이 있고, 빚도 5억 이하면 개인회생 신청을 하면 되는데 왜 그걸 갚고 있어. 어려우면 개인회생자동완성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돼. 이런 것도 가르쳐 주는 어른이 없었니?'라고 말해줄 수 있길 바란다.
"이를 지에 편안할 안", 이지안(李至安), 그들이 편안한 사회에 이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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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사람사이 대표 변호사다. 민변 부천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경기도 의회 의원(부천5, 교육행정위원회)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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