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59호인 '서울 문묘 은행나무'. 성균관 명륜당 경내에 있다. 여기서 문묘는 공자를 기리는 곳을 뜻한다.
문화재청
한국 성균관 은행나무 역시 이곳이 공자 사상과 유학을 교육하는 장소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한국 성균관 명륜당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 수령은 400년이나 된다. 그러니까 400년 전 조선 시대 유학자인 누군가가 공자 사상과 유학을 가르치는 장소라는 걸 기념하려고 은행나무를 심은 것이다.
중국에서는 공자가 살구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쳤는데, 한국에 전해지면서 살구나무가 왜 은행나무로 바뀌었는진 정확히 알 수 없다. 중국어 발음으로 살구나무는 '씽'이고 은행나무는 '인씽'으로 비슷하다. 공자의 사상과 유학을 상징하는 살구나무 '씽'이 한국에 전해지면서 비슷한 발음인 '인씽'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1700년 중반 조선시대 화가 심사정이 공자의 가르침을 표현한 작품 <연비문행(燕飛聞杏)>에는 살구나무가 그려져 있다. 또 1800년대 초 정약용도 이런 사실을 그의 저서에 기록했다. 그러니까 그 당시 조선 사람들도 공자의 야외수업 장소인 행단이 은행나무가 아니라 살구나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 이미 은행나무가 공자의 사상과 유학을 상징하는 나무로 인식됐기 때문에, 갑자기 '살구나무가 맞으니 성균관에 심은 은행나무를 베어 버리고 정통 살구나무로 바꾸자'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한국 성균관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59호로 지정돼, 지금도 공자의 사상과 유학을 상징한다.
공자의 사상과 유학을 상징하는 중국 살구나무가 한국에서 은행나무로 바뀐 것처럼, 중국에서 유래한 한자어에도 중국과는 다른 의미가 있는 한자 단어가 많이 생겨났다.
한국인이 공자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