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을 유도하는 카지노의 속성게임을 계속하면 돈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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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기교를 들먹이나 고수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천재적인 수학자로서 MIT 교수를 지낸 에드워드 토프(Edward O. Thorp)는 오늘날 투자업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퀀트(컴퓨터 알고리듬을 짜서 거래하는 방법) 투자의 창시자다. 그는 1961년 휴대용 컴퓨터를 신발 밑에 숨기고 카지노로 들어갔다. 승패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면 딜러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예상대로 블랙잭 게임에서 돈을 딴 에드워드는 이 실험 결과를 책으로 엮어내 금융공학자와 도박사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토프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마이런 숄즈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케 한 블랙-숄즈 공식의 원안자가 바로 토프다.
숄즈는 토프를 만나 그의 노트를 빌려 보고는 월가로 진출하여 헤지펀드 LTCM을 창업했다 한동안은 승승장구했으나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일으켜 금융시장을 큰 혼란에 빠뜨린다. 이에 대해서는 연재 3화 '
과신으로 증발한 LTCM, 헛똑똑이들의 실패'에서 다뤘다.
토프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카지노에서는 그의 출입을 막았다. 어쩔 수 없이 도박장을 떠난 토프는 주식시장에서 큰 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자본금 약 15억 원으로 투자조합을 만들어 18년간 단 한 해도 손실을 보지 않고 연평균 15퍼센트의 수익을 올렸다. 투자조합을 청산 할 때 그의 자산은 무려 3000억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도 주식시장에 처음 들어와서는 인간적인 약점 때문에 실수를 피할 수 없었다. 부화뇌동 매매, 본전 집착과 같은 초심자들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했다. 그러나 수 년 간의 경험과 배움을 통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확률에 기반하여 자동으로 매매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한 퀀트의 시작이다.
토프의 부는 의도치 않게 동료 교수와의 관계가 멀어지는 이유가 되었다. 학계를 떠난 에드워드는 단 하나의 기업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는데, 2012년 기준으로 9000억 원의 자산을 일구어냈다. 바로 워런 버핏에게 투자했기 때문이다.
토프가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주가 된 이유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십 수년 전 지인의 주선으로 버핏과 토프는 식사를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
유럽 투자업계의 거목 코스톨라니가 자신의 저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언급했듯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창업을 하여 성공하든지, 신데렐라의 행운을 잡거나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기업을 사는 행위다. 단, 제대로 알고 사야 하며 매입 후에는 뚝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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