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지학순 주교 석방'을 외치며 가두시위에 나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원주 시민들
사단법인 무위당사람들
사제단은 10월 29일 '사회의 정의구현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121명의 신부, 수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가톨릭센터에서였다. 3일간 진행된 세미나에서 '해방신학의 영성' 등 5개 주제의 강연이 끝난 후 '촉구한다'는 제목 아래 언론의 자유 수호와 부정부패 일소를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강연주제는 다음과 같다.
① 지 주교 사건의 법률적 사회적 고찰
② 국내외 정세
③ 교회의 현실참여에 대한 신학적 고찰
④ 국내외 경제 고찰
⑤ 해방신학의 영성
11월 6일 명동성당에서는 사제단 최초로 성직자, 수도자 및 평신도 1,300여 명이 모여 인권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기동경찰이 집회 4시간 전부터 인근 도로를 차단하는 등 통행이 극히 어려웠는데도 일반 시민들도 다수 참여한 집회였다. 정하권 신부는 강론에서 종교는 현세의 인간생활을 좌우하는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으며 교회의 사회참여는 정권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유물론의 극복이 그 목표라고 강조, 공산주의적 유물론이나 자본주의적 유물론을 다같이 비판하였다.
정의구현사제단 출범 이후 정부와 수구세력에서 사제단의 활동을 정치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는 데서 나온 비판이었다.
1974년 하반기부터 천주교의 각종 미사나 집회 때이면 원주교구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벽의 <천주공경가>를 본떠 지은 '담시' 〈눈물의 노래〉가 읊어지고 있었다. 49행에 이른 장문의 담시 중 전반부와 종결부문을 소개한다.
원주교구 지주교님 억울하게 갇히셨네 우리국민 기본권과 우리사회
자유위해 사회정의 수호하고 생존권익 옹호했네 원주교구 지주교님
억울하게 갇히셨네 민주헌정 확립해야 국가안정 가능하고 기본자유
보호해야 경제발전 틀림없네 원주교구 지주교님 억울하게 갇히셨네
(중략)
억울하게 갇히셨네 지주교님 신념행동 평화로운 정의주장 내란선동
기소사실 근거없는 조작내용 지주교님 신념행동 정치활동 관계없다
양심선언 구절구절 정치강령 전혀없다 지주교님 신념행동 인간자유
수호하고 지주교님 신념행동 사회정의 옹호하네 지주교님 옥중에서
천주님의 성총풍후 전국정의 구현사제 외부에서 성총충만 현대사회
정치현실 인간생활 직배영향 정치문제 눈감는자 궤변가야 물러가라
인간양심 침해하는 정치권력 있을때면 천주교회 관심비판 안가질수
있겠는가 정의구현 평신도야 잠을깨고 정신차려 교회신자 겉이름만
탐을내는 무리쫓고 아쉬운때 교회만을 이용하는 무리쫓고 적당하게
체면보는 위선마음 반성하자 우리모두 어려운때 교회위해 희생하자
우리각자 괴로울 때 천주님께 기구하자. (주석 4)
주석
3> <암흑속의 횃불 - 7,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증언 제1권>, 141쪽,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소, 1996.
4> 앞의 책, 147~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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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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