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과 덕담돈을 잘 사용하면 얼마나 가치 있는 인생이 될 수 있는지 덕담으로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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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스튜던트> 김용섭 저자는 한국의 금융문맹에 대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재테크 열풍은 주기적으로 불고, 전 국민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데 놀랍게도 금융문맹이란 점은 아이러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2018년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 결과> 성인의 금융 이해력은 62.2점으로 OECD 평균 64.9점(2015년 기준) 보다 낮다고 했다. 특히 금융 이해도 점수가 저소득층과 젊은 계층에서 유독 낮고 소득이 높을수록 점수가 높았다는 것이다.
돈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불안한 심리를 파고들며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경제적 자유를 위해 부모는 돈을 물려주며 주식투자로 아이를 부추기고 있다. 마치 투자의 반열에 오르면 부자가 되고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주식투자로 돈을 얼마 벌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돈 공부는 엄밀히 따지면 금융과 경제에 대한 공부다. 김용섭 저자가 말하는 돈의 흐름과 내가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책에서 말하는 돈 공부는 결이 같다. 어른은 경제활동을 통해서 경제 흐름을 배우지만 청소년은 실물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현금을 사용해 보는 경험을 갖게 해야 한다.
나 또한 돈에 대해서는 무지했기에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돈 관리를 잘해서 알차게 살아보고 싶었다. 젊은 시절 메이커 옷을 사고 맛있는 음식 먹고 즐기는 욜로(YOLO) 생활도 해 보았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썼다는 건 아니다. 그럴 돈도 없었지만 내가 번 돈을 그동안 먹어보지 못하고, 입어 보지 못한 것, 갖고 싶은 것을 사는 데 쓰며 소비의 기쁨을 알았고, 결혼과 동시에 그 생활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 되었다.
글을 모르고 사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금융문맹이 문맹보다 더 무섭다.
-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에서
사람들은 자녀가 경제를 배워서 부자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돈을 제대로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저 자본주의 사회에 물질 만능이 최고인 양 부자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나면 그다음은 어떻게 살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주식 공부에서는 올바른 금융 교육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내 아이 돈도 모으고, 존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비밀은 어릴 적부터 돈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다. 설날이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친지 방문이 쉽지만은 않지만 소수로 만나 세배를 하고 아이는 세뱃돈을 받게 된다. 인사로 아이에게 돈만 쥐여주지 말고 세뱃돈으로 무엇을 할지, 돈을 잘 사용하면 얼마나 가치 있는 인생을 살지 덕담으로 나누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설 연휴는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5일이나 된다. 집안에 갇혀 따분하다 생각지 말고 아이와 경제 대화를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자녀와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필요한 비용을 따져보며 세뱃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의논하다 보면 재미있는 의견이 많이 나올 것이다.
내 아이의 경제적 자유... 용돈 교육의 기초를 다져라
내 아이들은 모으기(저축), 쓰기(소비), 나누기(기부) 세 개의 저금통과 통장을 관리하고 있다. 모으기(저축)는 성인이 되었을 때 대학 등록금이나 배낭여행 자금 혹은 결혼 자금 등 어떤 것이든 자기가 쓰고 싶은 목적에 맞게 보태어 사용하도록 조금씩 모은다. 쓰기(소비)는 지금 사고 싶은 것과 목적자금을 모아 사고 싶은 것을 사는 용도다. 이 통장에 모인 돈으로는 아이가 갖고 싶었던 장난감, 먹고 싶은 간식, 여행경비 등을 지출하는 데 사용한다. 나누기(기부)는 저금통에 모아 두었다가 친구들 생일 선물, 부모님 선물, 헌금, 이웃 돕기 등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