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혁명 33인 기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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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완은 여기에 <지성일관>이란 주제의 글을 실었다. 총독부의 검열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삭제당하기도 했다.
"박동완은 헤라클레이토스식의 만물은 유전하며 진리 또한 고정될 수 없다는 사고를 정면으로 논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사상과 행위의 절대적인 잣대(Criterion)가 된다는 항존적 진리관을 천명했다." (주석 11)
그는 이 글에서 기독교인들은 영구한 진리를 탐구할 것을 강조한다. 이 대목이 검열과정에서 일부 삭제되었다.
첫째로 우리가 잇는 도(道)는 이것이 과연 영구히 변함이 없는 진리냐 하는 것을 연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무 연구도 없이 예수교에 뛰어들어오는 사람은…(삭제 부문) 그렇지만 고심참담한 이것이 진리일 것입니까? (중략) 머리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변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둘째로는 나의 언행 즉 나의 말과 나의 행실이 과연 하느님의 뜻에 적합한가 하는 것을 확실히 깨닫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에 적합하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을 것 같으면 무엇이라 책할지라도 그것을 변할 것이 아닙니다.(중략) 자기가 이 진리 위에 섰다 할 것 같으면 무슨 방해라든지 무슨 고장을 말하더라도 관계할 것 없이 앞으로 진행할 것뿐입니다. 혹 동리에서 절교를 당할지라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자기가 죽은 후에는 절교하였던 촌락 사람들이 자기의 무덤 앞에 화환을 드리며 실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참 사람이었다는 마음으로 칭찬할게 명백한 일입니다. 오늘 우리 조선사회에서 자기가 믿는 바를 이루겠다는 신령한 사람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고대하는 것입니다.(현대문 정리) (주석 12)
'진리'는 "목이 떨어지는" 즉 목이 잘리더라도 지켜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설혹 이웃에서 절교를 당하더라도 의를 지켜 수행하면 사후(역사)에라도 반드시 평가를 받게 된다는 의지이고 격려였다. 당시의 참혹한 상황에서 에둘러 쓴 글이지만 혼과 맥이 통하는 내용이다. 때문에 총독부의 칼날이 이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박동완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참과 거짓, 선과 악, 정의와 불의를 구분짓는 유일불변의 잣대라고 천명했고 한국 기독교인들이 순교적인 자세로 하나님의 말씀을 수호하여 실천할 것을 호소했다. 성경을 항존적 진리로 중언하여 권위를 높인다고 해서 결코 신자들의 자유가 억압받거나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경의 권위가 강조될수록 삶이 지닌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향상되며 다양한 난관을 극복함으로써 참, 선, 정의가 역동적으로 고조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박동완은 이 항존적 진리를 한국사회 후손들에게 길이 전수함으로써 향후 한국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고 의롭고 평화로운 날이 도래할 것을 고대했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으로 항일정신과 민족의식이 남달랐던 그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말씀 위에 바르게 서기를 소망했고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한국의 장래를 이끌어주실 것을 염원했다. (주석 13)
주석
11> 안수강, <박동완 목사의 항존적 진리관 분석>, 한국실천신학회, <신학과 실천>, 69호, 2020.
12> 앞의 책 글, 재인용.
13> 앞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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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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