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힘을 빌린 떡국라면만큼 끓이기 쉬워요
이은지
<표고버섯이 들어간 떡국 만드는 법 feat.대기업 >
준비물 : 떡국용 떡, 시판용 사골육수, 표고버섯 2개, 대파 반절, 계란 2개
1. 떡을 흐르는 물에 씻어준 뒤, 떡이 잠길 정도로 물을 넣고 30분 이상 불려줍니다.
2. 계란 2개를 풀어 약불에서 얇게 익혀줍니다. 돌돌 말아 지단을 썰어주세요.
3. 표고버섯을 채 썰고, 약불에서 간장 1스푼 그리고 참기름 1티스푼을 넣어 살살 볶아주세요.
4. 시판용 사골육수 500ml에 물 250ml를 추가해서 보글보글 끓여주세요. 싱거우면 소금 한 꼬집.
5. 국물이 끓으면 떡을 넣어주고, 떡이 떠오를 때까지 더 끓여줍니다.
6. 마지막으로 후추를 뿌려주고, 그릇에 옮깁니다.
7. 송송 썬 파를 올리고, 양념한 표고버섯을 올리고, 마지막 지단을 올려 주면 끝.
나를 위해 끓인 떡국을 앞에 두고, 경건하게 새해 아침을 맞이했다. 물론 할머니가 정성 들여 끓여주셨던 그 떡국 맛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대신 대기업이 쫄깃하게 만들어 놓은 떡과, 진하게 우려 놓은 사골육수 덕분에 나의 떡국도 정말 맛있었다.
간장과 참기름으로 양념해서 넣은 표고버섯은 떡국의 간을 딱 맞게 해 주고, 오독한 식감을 더해주어 좋았다. 부드러운 지단과 쫀득 말랑한 떡 그리고 뜨끈한 국물까지 금세 한 그릇을 해치웠다.
새하얀 떡국처럼, 밝은 새해를 맞이하길
새해 첫날 떡국을 먹게 된 이유를 찾아보니, 새로운 날을 맞이하여 모든 걸 잊고 새롭고 깨끗하게 그리고 청결하게 시작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희고 긴 가래떡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깃들어 있고, 동그랗게 썰어낸 떡이 마치 동전과 비슷하여 한 해 동안 재물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소망도 더해졌다고 한다.
어쩌면 12월 31일과 똑같은 하루에 불과한 1월 1일이지만 그래도 좋은 의미를 새기며 나를 위해 의미 있는 한 그릇을 대접하면, 다가오는 1년을 또 열심히 살아갈 힘이 난다.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드는 일은 그 누구보다 나에게 위로가 되는 일이다.
떡국에 담긴 의미처럼, 지난해의 안 좋은 것들은 모두 없어지고 새롭고 깨끗한 새해를 맞아 모두가 건강하고 재복이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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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오후에 마시는 아이스바닐라라떼만큼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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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필요 없습니다, 라면보다 끓이기 쉬운 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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