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대지의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제철 식재료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계절도 생명도 드러나지 않는 무감한 매일의 밥에서 벗어나 가끔은 혼자서도 계절의 맛을 느껴보자. 철마다 나는 제철 채소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익혀 자연스레 채소 소비는 늘리고 육류 소비는 줄여 지구에는 도움을, 나에게는 기쁨을 주는 식탁으로 나아간다.[기자말] 크리스마스에 떠오르는 음식 하면 단연코 케이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 년에 판매되는 케이크의 절반이 크리스마스에 판매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크리스마스이브날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는 제각각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다. 왜 크리스마스라고 케이크를 먹기 시작한 건지, 왜 우리나라와 옆 나라 일본에서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는 문화가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 추억의 버터크림 케이크부터 지금의 세련된 케이크까지 크리스마스 하면 역시 케이크부터 떠오른다. 케이크에 초를 켜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따스한 성탄의 분위기를 내는 일, 기독교가 아닌 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의 큰 이벤트라고 해야 이런 게 전부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설렘을 준다. 실체 없는 설렘에 조금은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것은 소설이나 <나 홀로 집에> 시리즈와 <러브 액츄얼리>와 같은 영화다.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소설 중 작가 트루먼 카포티의 단편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가장 좋아한다. 소설 속 화자인 7살 소년은 가족 중 가장 친한 친구인 노년의 할머니와 함께 일 년 내내 힘들게 벌어 모은 돈으로 버터와 각종 말린 과일, 위스키 등을 잔뜩 사 크리스마스용 프루트케이크(fruit cake)를 만든다. "프루트케이크를 굽기에 좋은 날씨야!" 11월 말의 어느 맑고 추운 날이 되면,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외친다. 이때부터 소년과 할머니의 크리스마스는 시작이다. 위스키에 절인 말린 과일과 견과류가 가득 들어간 바닐라 향이 나는 프루트케이크, 소설을 읽는 내내 향기로운 내음이 전해지는 듯한 그 케이크가 어찌나 먹어보고 싶던지. 하지만 언젠가 해외에서 수입한 크리스마스용 프루트케이크를 먹고는 실망했다. 너무 달고 파운드케이크처럼 뻑뻑한 데다가 가득 찬 말린 과일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설렘의 정수는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준비하는 그 마음 아닐까?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크리스마스 케이크 레시피를 소개해야 할 것 같지만, 케이크는 사 먹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각종 전문 디저트 가게에서 특별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한정 판매하기 때문에 11월 말에서 12월 초가 되면 올해는 어떤 가게에서 어떤 케이크를 낼지, 어떤 것을 예약할지가 관건이 된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전문가들의 손을 빌리고, 아주 간단하게 크리스마스 느낌을 낼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칠면조 고기를 잘 먹지도 않는데 딱히 크리스마스용 음식이랄 게 있나.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최고지만 식탁에 한 그릇 정도 기분을 낼 수 있는 음식을 올리는 것도 행복한 일이니까. 늦가을에서 겨울이 제철인 새빨간 비트를 구워 초록색 샐러드 채소와 함께 크리스마스 느낌을 내는 샐러드로, 구운 비트의 달콤하고 따뜻한 맛이 겨울 샐러드로 제격이다. 하얀 접시에 리스 모양으로 동그랗게 담는다면 설사 케이크가 없더라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연말 시즌에도 물론 잘 어울린다.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행복하고 평안한 크리스마스와 연말 보내기를. 큰사진보기 ▲비트와 치즈 웜 샐러드강윤희 🥗비트와 치즈 웜 샐러드 - 주재료 비트 1개, 샐러드용 채소 적당량, 호두 등 구운 견과류 적당량, 페타치즈 적당량(브리나 리코타치즈 등으로 대체 가능) - 샐러드 드레싱 발사믹식초 4 큰술, 올리브유 1/4컵, 디종 머스터드(홀그레인 머스터드 대체 가능) 1작은술, 소금·후추 적당량씩 - 만들기 1. 비트는 깨끗이 씻고 껍질을 필러로 제거한 뒤 반 혹은 4등분 해 포일로 잘 감싸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40분가량 굽는다. 오븐이 없다면 에어프라이어로 구워도 좋고 끓는 물에 30분가량 삶아도 좋다. 2. 드레싱 재료를 불투명해질 때까지 잘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3. 비트를 젓가락으로 찔러봐 부드럽게 들어갈 정도로 익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샐러드 채소를 접시에 담고 익힌 비트를 보기 좋게 올린다. 치즈와 견과류를 흩뿌리고 샐러드 드레싱과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오렌지나 석류 등 다른 과일을 더해 더 화려하게 장식해도 좋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크리스마스음식 #연말음식 #파티음식 #겨울샐러드 #비트요리 추천10 댓글2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강윤희 (mayomayot) 내방 구독하기 FOOD WRITER 이 기자의 최신기사 오징어 유니버스의 붕괴와 통오징어 튀김 구독하기 연재 제철 1인 식탁 현재글17화크리스마스·연말 분위기 물씬, 달콤한 겨울 샐러드 이전글16화생강, 생각보다 좋은데? 호불호 강한 향신료의 마법 추천 연재 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SNS 인기콘텐츠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한강, 노벨상 수상 후 첫 공개행보 "6년간 책 3권 쓰는 일에 몰두"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크리스마스·연말 분위기 물씬, 달콤한 겨울 샐러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17화크리스마스·연말 분위기 물씬, 달콤한 겨울 샐러드 16화생강, 생각보다 좋은데? 호불호 강한 향신료의 마법 15화처지 곤란 냉동실 빵으로 만든 신메뉴 14화색다르고 간편한 샐러드,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13화군밤으로 수프를?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습니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