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아 끓인 김치찌개사랑을 담아 끓인 김치찌개
이은지
'같이 밥 먹자' 그 말에 담긴 따스함
어느새 친구 집은 우리 아지트가 되었다. 위치가 중간이라는 핑계로, 귀여운 강아지가 있다는 핑계로 자꾸 찾아가는 친구들이 귀찮을 법도 한데 친구는 항상 귀찮은 내색 없이 따뜻하게 반겨준다.
우리는 만나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하소연하기도 하고, 가슴 속 묻어둔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별일이라 느껴지던 일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그 기분이 좋아서 나는 나도 모르게 속 이야기를 꺼낸다.
친구 집에서 먹었던 찌개가 생각나, 레시피대로 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였다. 분명 똑같이 끓였는데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었던 그때 그 맛이 안 났다.
레시피대로 따라 한다고 했지만 '사랑을 담아 끓인다'에서 사랑이 부족했던 걸까. 친구가 담아줬던 사랑이 내가 끓인 찌개에는 빠졌나 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 혼자 먹는 밥이 맛있고, 혼자 있는 시간이 누구보다 소중한 나였는데, 어느새 친구들과 함께 먹는 밥이 그리워졌다.
"애들아, 우리 내일 같이 밥 먹을래?"
내 물음에 망설임 없이 "좋아"라고 말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하루를 외롭지 않게 마무리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지친 오후에 마시는 아이스바닐라라떼만큼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공유하기
밥 한 그릇 순삭... 친구야, 김치찌개에 뭘 넣은 거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