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자율휴무는 왜 보장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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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멀리 돌아온 느낌이지만, 사실 이 글에서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저출산'이다. 각 당의 대선 주자들이 확정된 요즘, 후보들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이곳저곳을 방문하고 형형색색의 '정책 다발'을 든 채 대중들 앞에 무릎 꿇고 구애를 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행보가 때로는 삼류 영화의 뻔한 장면처럼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공약(公約)이 당선 후 공약(空約)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겉으로 보기에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부동산'인 듯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문제는 '출산율'이란 사실에 고개를 저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선주자들 또한 저출산 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하는 여성들에 초점을 맞춰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엄마들의 건강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저출산을 향한 관심은 이전 정부 혹은 대선에서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관련 정책에 200조 원의 예산이 쓰였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점대(2020년 기준 0.837)'에 진입했다고 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틀림없는 듯하다.
사실 저출산 대책을 들고 나오는 후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의아함을 느꼈다. 정책들이 종합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이분들에게 묻고 싶다. 위에 내가 열거한 사례처럼 연중무휴, 심야, 새벽까지 일해야 하고 주 120시간을 일하는 사람이 아이를 낳을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청년들이 결혼할까? 아이를 낳으려 할까? 저출산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이후 어느 주말, 전설의 '주 110시간 근로'의 주인공이 오랜만에 모임에 나왔다.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이전보다 확실히 밝아져 있었다. 그는 주 52시간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연장 수당을 준다고 해도 주 40시간만 채우고 '칼퇴근' 한다며 변한 세태를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앞서 언급한 선배의 딸처럼 올해 게임사에 취업한 내 아들은 운 좋게도 주 52시간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그러함에도 녀석은 직장인만 걸리는 우울증이라는 '일요일 오후 3시 우울증'이 자신에게도 찾아온 것 같다며 엄살(?)을 부린다.
인간의 삶에 노동시간이 미치는 영향이 이토록 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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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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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에 110시간 근무... 이런데 누가 애 낳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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