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악순환
이문연
옷장 분석과 정리가 안 되면 쇼핑에 영향을 미친다. 옷장 정리 후 필요한 것만 남겨야 무엇이 필요한지 리스트를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정리가 안 된 옷장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정하는 건 계량 없는 레시피로 요리를 만드는 것과 같다. 같은 재료로 만들었지만 음식 맛은 완전히 다르다. 옷장을 정리한 후 쇼핑 리스트를 뽑아야 맛있는 옷장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쇼핑이다. 기준을 잡고 쇼핑해야 실패의 확률을 낮추는데 '예쁜 것'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물론 예뻐야 사는 건 맞지만 그 '예쁘다'는 단어에는 꽤 많은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같이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 하고, 내 삶(연말 파티 드레스가 아무리 예뻐 봐야 입을 일이 있어야 입지)에 맞아야 하며, 오래 지속(오래오래 잘 입고 싶다면)되는 멋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세 번째는 코디이다. 애매한 아이템만으로는 멋진 룩을 만들기 어렵다. 맛집은 기본적으로 재료부터 좋은 것을 쓴다. 잘 채우지 않으면 잘 입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렇게 나온 애매한 코디는 거울 앞에 섰을 때 자기 긍정감의 우물이 메마른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자존감이 옷만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옷이란 매일 입고 나를 표현하기도 하므로 그 영향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옷장, 쇼핑, 코디 이 3가지 악순환은 한 가지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옷생활의 방향키를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다. 자존감이란, 한 번 높아지면 내려오지 않고, 한 번 낮아지면 높아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를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스타일 자존감이란 파도를 원하는 지점에서 잔잔하게 만드는 방법이며 자기 긍정감의 우물을 나다운 멋으로 가득 채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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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경영 코치. 실패와 낭비를 줄이는 주체적 옷입기 <선순환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노트] 쇼핑 오답 노트 / 영화 4줄 리뷰 노트 / 작심삼글 글쓰기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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