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총선 결과 제1야당이 된 평민당 당사에서 김대중이 축하인사를받고 있다.
민청련동지회
다음은 대표연설의 몇 대목이다.
우리 국민이 할 일은 자유와 정의의 실현이라는 오늘의 세계정신을 받들고 대화해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저는 여러분에게 이러한 대화해를 여는데 적극 동참하기를 제안합니다.
지금 우리 내부의 대화해를 위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양심수의 석방입니다. 민주화로 나간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애국자들을 아직도 600명 이상이나 감옥에 두고 어찌 우리가 화해와 정치발전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은 6ㆍ29선언을 한 지 한 돌이 되는 날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행했던 공약은 대부분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태우씨가 국민적 화해를 위해서 꼭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던 공명정대한 선거의 실시, 국민적 화해와 단결,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시국사범 관련사범의 석방, 기본적 인권의 최대한 신장, 지방의회의 구성, 대학의 자율화와 교육의 자치, 지역감정의 종식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대통령과 민정당의 반성과 새로운 결심이 있기를 촉구합니다.
지금 우리가 수행해야할 과제는 광주의거 진상규명, 전두환씨 일가 부정축재 등 제5공화국 아래서 권력형 비리척결, 양대선거의 부정조사, 제반 반민주 악법개폐, 망국적인 지방색 일소 등입니다.
저는 당의 정강정책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어떠한 정치보복도 이를 확고히 반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할 뿐 그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막는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이 일을 저의 모든 것을 걸고 관철하겠다는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의원 여러분과 국민 앞에 엄숙히 약속합니다.
저는 5개 특별위원회의 활동을 통하여 부정과 죄악의 진실을 밝히고 잘못을 시정하는 데는 일보도 후퇴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처벌이나 정치보복은 저의 신앙심과 민주적 관용의 신념에서 끝까지 반대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민과 군 모두에게 해악을 끼쳐온 군의 정치개입을 종식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군은 가칭 '민주국군헌장'을 작성하여 발표하도록 노태우 대통령에게 강력히 권고합니다.
저는 자유경제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정의 있는 자유경제만을 지지합니다. 정의 있는 자유 경제는 성장ㆍ안정과 더불어 분배의 공정이 보장되는 3자 균형의 경제를 말합니다.
제13대 국회는 우리 의정사상 처음으로 입법부가 노동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정당한 권익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노동관계법을 서구 선진사회의 수준에 버금가게 개정해 줍시다. 그리하여 2천만이나 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정치에 대한 지지와 이 땅에 대한 애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협력해 줍시다.
우리는 북한에 비해서 인구가 2배입니다. GNP가 6배입니다. 교육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국민 절대다수는 공산주의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왜 서독도 하고 대만도 하는 공존이나 교류를 우리는 자신을 가지고 추진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저는 국회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실현시키기 위한 대표단을 각당의 고위 간부급으로 구성하여 평양에 보낼 것을 결정하고, 정부를 통하여 북한 정권과 교섭할 것을 제안합니다.
남북간의 화해와 교류의 촉진을 위한 상징적이면서 실질적인 조처로서 비무장지대에 남북 양쪽의 국민과 학생들이 모여서 어울릴 수 있는 가칭 '민족공원'과 '통일운동장'같은 것을 남북의 정부가 협력해서 건설하고 관리하는 계획을 정부가 추진하도록 제안합니다.
진정한 화해와 성취를 위하여 우리 국민과 13대 국회는 세 가지의 과제, 즉 자유의 실현, 정의의 구현, 그리고 통일지향적인 남북관계의 추진을 적극적으로 밀고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가 16년만에 이 국회에 들어온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저를 핍박하고 미워하던 이들과 화해하기 위해서 들어왔습니다. 그들과 협력해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통일로 전진하는 역사의 수래를 같이 밀고 나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안고 이 의사당에 들어 온 것입니다. (주석 6)
주석
6> 『국회본회의 속기록』, 1988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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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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