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를 결대로 찢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결대로, 찢으면 되는데 그 '결'을 찾기기 쉽지 않다. 우리도 몇번이나 녹았다 얼어야 그 '결'을 찾을 수 있을까.
안소민
일단 황태를 손으로 북북 찢는다. 요즘은 결대로 잘 찢겨 나온 제품들이 많이 있긴한데, 역시 손으로 뜯는 맛과 비교할 수 없다. 나도 황태를 몇 번 손으로 뜯어보긴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시가 사나워 자칫 손을 다치기도 하고 생각보다 억세서 마음대로 그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잘 뜯을 수 있는 방법은 '결대로' 뜯는 것. 순리대로.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결대로'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많이 뜯어보고 손도 다쳐보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그 '결'을 알 수 있다.
잘 뜯은 황태에 양념을 할 차례. 이때 황태가 너무 말라 있다 싶으면 물을 살짝 뿌려서 키친타올이나 천으로 잘 감싸준다. 습기가 안에 스며들어 황태가 촉촉해진다. 황태가 너무 말라 있으면 양념이 잘 스미지 않기 때문이다. 적당히 촉촉해진 황태와 네모나게 자른 가을 무와 참기름을 넣고 비빈다. 황태와 무의 즙이 지나치게 새어나가게 막는 코팅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참기름으로 비빈 황태와 무를 달궈진 냄비에 넣고 살짝 볶는다. 이들 재료에 쌀뜨물을 붓고 한소끔 끓인 다음, 팔팔 끓어오르면 물을 줄인 뒤 20~30분간 뭉근히 끓인다. 이때 다진 마늘, 자른 두부를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간은 새우젓으로 하는데, 그래야 너무 짜지 않고 감칠맛이 있기 때문이다.
식성에 따라 홍고추를 넣어 칼칼하게 맛을 낼 수도 있다. 제일 마지막에 잘 저어준 달걀을 넣어준다. 이때 달걀을 넣고 휘젓지 않을 것. 달걀을 심하게 흔들면 국물이 뿌얘져 황태와 무가 빚어내는 맑고 개운한 맛의 콜라보를 자칫 망가뜨릴 수 있다.
누구나 가슴속에 황태 한 마리를 품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