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비행사 권기옥
정혜주
이밖에도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수많은 여성 지사들이 계신다. 개성에서 3.1운동을 주도했고, 만주에서 지하항일운동을 하다가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장춘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던 중 광복 직후 석방된 권애라(1897~1973) 애국지사가 독립유공자묘역 2-464호에 안장되어 있다.
그의 남편은 영화 '밀정'의 실제 주인공인 독립운동가 김시현 선생이다. 김 지사는 의열단원으로 독립운동가들을 양성하고 밀정을 처단하다 수차례 옥고를 치렀다. 1952년 이승만 암살미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력 때문에 서훈을 받지 못하고 경북 예천의 한 야산에 묻혀있다.
임시정부의 군자금을 모금하고 대동단원으로 활동한 이신애 지사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으며, 1982년 일생을 마친 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 2-394호에 안장되어 있다.
조신성 장례일을 '어머니 날'로 정해
5월 8일 '어버이 날'이 원래는 '어머니 날'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젊은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 날'은 애국지사 조신성(1871~1953)으로부터 비롯된 날이다. 조 지사는 평양에서 안창호 주도로 설립한 진명여학교에서 교장으로서 민족교육을 했고, 대한독립청년단을 결성(1920)해 항일무장투쟁활동 중 일경에 잡혀 옥고를 치렀다. 근우회, 여성실업장려회 활동을 하면서 헌납금을 임시정부에 보내고 독립운동가를 피신시키는 활동을 했다.
해방 후 북조선 여성동맹위원장으로 있다가 70이 넘은 나이로 월남(1945)해 대한부인회 부총재(1948)를 역임했다. 한국전쟁 중인 1953년에 부산에서 병사했는데, 22세에 남편을 잃고 자식도 없이 평생 교육에 매진한 헌신을 기리면서 장례일인 5월8일을 '어머니 날'로 정했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여기자인 최은희씨가 한 여성잡지에 "조 지사의 장례일에 모인 대한부인회 회원들에 의해 이미 그날 첫 어머니 날 행사가 있었다"고 기록했다. 정부가 '어머니 날'을 국가기념일로 정한 것은 1956년이며 '어버이 날'로 변경한 것은 1973년이다. 부산 근교 한 공동묘지에 묻혀있던 그는 1991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1-272)으로 이장되었고 건국훈장 애국장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