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에 동참한 미얀마 이주민들이 인증샷을 남겼다
수원이주민센터
밋따아웅씨는 한국에 거주한 지 8년이 되었다. 현재 송탄의 박스공장에서 인쇄 기계 만지는 일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이주노동자 대우가 좋다는 이야기에 한국을 선택했다는 그. 실제로 와 보니까 먹는 것, 오가는 것이 편하고,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쉬는 날에는 공장 옆 비닐하우스 일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한국에 있는 미얀마 이주민들에게 미얀마 음식을 만들어 배송하는 아르바이트도 한다.
주5일 근무에, 아르바이트에, 쉬는 일요일에는 수원역 선전전까지. 그의 일주일은 빈틈이 없었다. 왜 이리 바쁘게 사냐 물으니, 그는 멋쩍게 웃으며, '가족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얀마의 가족들과 하루라도 빨리 함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아이 엄마가 병원 쪽에서 일하고 있는데, 5년 일하면 병원에서 임대하는 집을 분양받을 수 있어요.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그 기회가 사라졌죠. 저의 꿈은 아내와 아이와 그 집에서 사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 꿈이 다 망가졌어요. 집도 다시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에요. 가족들 보고 싶을 때, 미얀마에 2번 정도 갔었는데. 지금은 갈 수가 없어요. 올해 8월, 딸 생일에 갈 계획이었는데 무한정 미루어지고 있어요."
군부의 쿠데타는 그가 가족들과 함께 사는 꿈에서 한 발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2살 딸 아이의 걱정 때문에 가족들은 쿠데타로 양곤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부인은 하던 일도 그만두었다. 밋따아웅씨가 보내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마저도 쉽게 가족에게 전달되고 있지 않다.
최근 미얀마 은행의 현금인출 수수료가 2.5%에서 약 15%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현금인출도 쉽지 않아 현금인출기에 줄을 서는 등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소소한 일상을 영유하는 것, 내일에 대한 꿈. 군부의 쿠데타는 당연하게만 여겼던 삶을 유예시키고 있다.
변하는 미얀마에 희망 느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