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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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세계적으로 하루에 25억 잔씩 소비된다. 이 엄청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커피가 자라는 적도 주변 열대 우림은 계속해서 커피 농장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열대림의 절반 정도가 이미 사라졌고 지금도 매년 한반도 면적 크기의 열대 우림이 사라지고 있다. (중략) 공우석 교수는 모든 개개인이 일상의 편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말한다.
-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에서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공우석 교수(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지구를 위해 커피를 끊는 일.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커피가 몸에 잘 맞지 않아 신경 써서 마셔야 한다. 오후에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자고, 빈속에 마시면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이것들을 무시하고 계속 마시면 두통이 온다. 그런데도 나는 왜 계속 커피를 먹고 있는가? 커피를 핑계로 사람들과 대화하길 좋아했다. 또 왠지 커피를 마시면 일이나 공부의 효율이 오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들과 대화할 때 연근차를 마셔도 될 일이며 공부나 일의 효율은 음... 그냥 몰두하는 것으로 대체해 보기로 하자. 지구를 위해서, 내 아이의 안온한 미래를 위해서. 자연 가까이 살고 싶은 나를 위해서.
학교에서 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름하여 '원두 부장' 되시겠다. 커피 드시는 선생님들끼리 돈을 모아 원두 사서 휴게실에 있는 커피기계에 채워 넣는 일이다. 커피 한 잔 뽑으러 가서 마주친 선생님들과 하하 호호 이야기 나누고, 또 복사기를 고치러 오신 기사님께도 원두 부장의 권한으로 커피 한 잔 대접하기도 한다.
이런 일상이 참 즐겁다. 이제는 커피 안 마시는 원두 부장으로 이 즐거움은 계속 움켜쥔 채 지구도 살려보기로 한다. 일단은 내가 매일 한 잔씩 마시는 양만큼 커피 소비가 줄지 않았나. 열대 우림의 경이를 단 하루라도 더 지킬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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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그리움을 얘기하는 국어 교사로,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로, 자연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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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는 게 이런 문제를 야기할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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