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하는 과정에서 돌멩이가 튀어 올라 스톤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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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자동차 앞 유리 교체(Auto Windshield Replacement)'를 검색하면, 앞 유리를 교체해주면서 현금까지 주는 업체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많은 이들이 '사기성' 업체가 아닌지 걱정하지만, 결론적으로 미국에서 이런 업체는 불법이 아니다.
'현금을 제공하는 마케팅'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리 업체는 수리비를 보험회사에 청구한다. 그리고 업체는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금액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애리조나의 경우 본인부담금(Deductible)이 없는 보험을 선택한 가입자만 적용된다. 이는 주(State)마다 다르다.
가령 이들 업체가 앞 유리를 교체하고 200달러(약 22만 원)의 수익이 남는다면, 150달러(약 17만 원)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이런 마케팅 방식이 횡행하는 이유는 하나다. 미국 자동차 앞 유리 수리 시장에서 업체 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BIS월드는 2021년 현재 미국에 1만 5425개 자동차 앞 유리 수리업체가 있다고 발표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제 살 깎아 먹는 업체들도 있다. 자신이 벌어들인 수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고객에게 주다가 망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자동차 앞 유리 수리업체 수는 2016년부터 매년 평균 1.7%씩 감소하고 있다. 몇몇 주에서는 자동차 앞 유리 수리업체가 고객에게 현금 제공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법안을 찬성하는 쪽은 업체들과 고객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한다. 업체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회사에 비용을 부풀려서 청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객에게 현금을 주며 정상적인 앞 유리를 교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고객들도 매한가지다. 현금을 받기 위해 멀쩡한 유리를 훼손하는 예도 있다. 사실 이는 '조삼모사'와 진배없다. 당장은 현금을 받아서 기분은 좋겠지만, 그만큼 보험 비용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현금 제공' 마케팅을 금지하면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말살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자동차 앞유리 수리 서비스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대부분 업체는 영세업자다.
현금 제공과 같은 유인책이 없다면 고객들은 소수의 대기업에만 몰릴 것이다. 한 중소업체는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객들에게 현금을 제공하는 마케팅"이라며 "이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만 더욱 올라가 결국 시장은 독과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앞유리 교체해 주면서 현금까지 받는 시스템에 대해 나는 매우 만족했다. 누군 '조삼모사'라고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현금은 언제나 달콤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학생 신분인 나에겐 한 푼 두 푼이 당장 아쉬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앞 유리 교체하고 몇 개월 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도 도로는 한갓졌고 음악도 경쾌했다. '딱. 딱. 딱' 큰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대번 소리의 원인을 알아챘다. '또 스톤칩이구나'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저번처럼 가슴이 저리지 않았다. 머릿속에 100달러 지폐에서 살포시 웃고 있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연상됐다. 그의 명언도 함께 떠올랐다.
"충성스러운 친구가 셋이 있다. 늙은 아내, 늙은 개... 그리고 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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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차 유리 교체하면 150달러 줍니다" 미국에서 이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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