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불이 공존하는 인왕사 일대의 암자와 사찰이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국사당과 선바위가 나온다.
이상헌
어느 곳을 지나도 오밀조밀한 볼거리가 계곡 곳곳에 들어차있어 마치 보물지도를 들고 숨겨진 비경을 찾는 기분이다.
무불 공존의 인왕사. 그러면 기이한 풍취를 보여주는 인왕산 산책을 나서보자. 3호선 독립문역 1번 출구로 나와 무악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오르면 인왕사에 다다른다. 여러 암자가 모여있고 삼갈래 길의 계단이 사진적 피사체가 된다. 좌우에 늘어선 벽화가 기묘한 느낌을 준다.
이 일대는 아기자기한 절이 모여있으며 무속인들이 신장을 모시고 있는 국사당이 있다. 무학대사와 이성계, 그리고 여러 신장(단군, 최영 장군, 나옹화상 등등)을 받들고 있는 당집이다. 융합과 공존, 비비는 것은 우리 민족의 특성 중 하나가 아닐까?
이질적인 것을 섞고 비슷한 것도 엮어서 독특한 풍모를 만들어낸다. 여기 인왕사 일원은 개인 사찰과 무속신앙이 한 장소에 공존한다. 70년대의 거리 풍경과 80년대의 매점이 보이고 가파른 계단 옆으로 범종이 있으며 분위기가 묘하다. 운때가 맞는다면 무당의 굿판을 볼 수도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