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거리들믿을 수 없다. 이만큼 쓴 기억이 없는데도 설거지 거리는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이상구
코로나로 가족들 만남까지 제한됐다. 온 가족이 왁자하게 모여 앉아 음복을 하고 정을 나누는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래서 아쉽지만, 또 그 때문에 오히려 살맛난다는 분들도 많다. 명절스트레스로 고생하던 이 땅의 며느리들이 그렇다. 내가 직접 그거 하지 않을 땐 그 분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흘겨보기까지 했다.
사람은 그렇게 어리석다. 제가 직접 겪어 보지 않고는 남의 사정 헤아리지 못한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가만히만 있으면 좋으련만 참견하고 타박하고 심지어 무시한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손을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입으로만 부려먹고 골탕까지 먹이기 일쑤다. 이제부턴 그러지 마시라. 그건 죄악이다. 그런 건 꼭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
예수의 충직한 사도 바오로도 일찍이 그를 경계했다.
"그대의 형제가 음식 문제로 슬퍼한다면, 그대는 더 이상 사랑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로마서 14:15)."
그 '음식'이란게 우리의 명절음식을 가리킨 것은 아니겠으나 '형제' 대신 우리의 '어머니와 아내'를 넣어 생각하면 코로나 이전 우리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가.
나는 지금 그 벌을 받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형제를 돕지 않은 죄다. 하지만 이런 거라면, 먹을 것 나르고 그릇 씻는 벌이라면 얼마든지 받겠다. 그건 내 어머니가 여전히 음식을 짓고 계시다는 말과 같은 셈이니 그렇다. 불가능하겠지만 그리 해주시길 신에게 기도해 본다.
오늘 아침에 본 새해 첫 태양은 무척이나 붉고 탐스러웠다. 그 태양의 기세처럼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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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육십, 어느 젊은 할아버지의 명절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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