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희
이상옥
예뻐서 꽃이라면
내가 꽃이다
눈부셔서 태양이라면
내가 태양이다
온몸으로 가을을 타고 있는 단풍
- 한명희 디카시 <10월, 단풍>
계간 <디카시> 2020 겨울호 통권 36호에 수록된 한명희 시인의 디카시 <10월, 단풍>은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화려하기만 했던 10월의 단풍을 떠올려 보게 한다. 무릇 오늘은 어제의 거울이고 자화상이라 해도 좋다. 어제가 없이 오늘이 있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오늘 역시 내일을 투영한다. 유기적 시간 속에서 매사가 모두 다 좋을 수는 없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고 순리다. 온몸으로 타던 찬란한 가을 단풍은 길거리의 낙엽으로 뒹굴다가 이제는 자취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찬란했던 어제의 기억만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머지않아 봄은 온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1000명대로 올라가 긴장국면이 게속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92명 늘어 누적 5만 2550명이라고 밝힌 것처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정부는 연말·연시 전국 식당에서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등 특별방역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겨울 한파보다 더 몸을 움추리게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계간 <디카시> 2020 겨울호 통권 36호가 지난 12월 10일 출간됐다. 계간 <디카시> 발행은 한국디카시연구소에서 하지만 이번 호부터는 작가출판사에 제작을 의뢰했다. 아울러, 작가출판사의 유통망을 활용해서 계간 <디카시>를 서점에도 배포한다. 그간 계간 <디카시> 서점 유통을 중단했던 것을 다시 복원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