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관대첩비임진왜란때 세워지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갔다가 2005년 반환, 2006년 원래의 장소인 함경북도에 복원된, 의병이 왜병을 격파했다는 승전비
장순심
제1전시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북관대첩비에 눈이 갔다. 임진왜란에서 의병을 이끌고 왜병을 격파한 정문부 선생이 세운 승전비라고 적혀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비석이 뽑혀 일본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1978년에 최서면 선생이 조소앙 선생이 쓴 글을 읽고 야스쿠니 신사에 있던 비석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나라에 알려지며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노력으로 2005년 반환 받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실제 비석은 2006년 본래의 자리인 함경북도 김책시에 복원되었고, 원래의 비석을 그대로 복원하여 2006년 독립기념관에 세웠다고 한다. 비석의 사연을 읽으니 지금까지 많은 전시관을 둘러봤다고 자부하는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땅에, 독립기념관에 놓고 볼 수 있다는 사실에도 가슴이 뭉클했다. 늦더라도 우리의 역사를 차근차근 바로세우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기념관은 사실상 처음이니 전체적으로 다 둘러보자고 생각했다. 관람할 수 있는 전시실이 6곳. MR독립영상관까지 봐야 할 곳이 많았지만, 제1전시실로 들어서면서부터 화살표의 안내를 따라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하면 수월하게 6전시실까지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1전시실은 우리나라의 시작,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유물, 유적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관 내의 광개토대왕릉비의 크기에 먼저 놀랐고 엄청난 크기의 비석을 한참 들여다 보았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곳을 재현해 놓은 곳에도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자격루와 천상열차분야지도, 거북선의 모형은 전시장을 꽉 채웠고 공연히 마음도 뿌듯해졌다.
전시관에서 크기에 놀랐던 광개토대왕릉비는 독립기념관 겨레의 큰마당에도 모사 비석으로 세워져 있었다. 중국 지린성의 광개토대왕비와 같은 석질, 같은 형태의 글씨로 제작되었다는, 동양에서 가장 크고 높은 비석의 위용에 과거 고구려의 기상이 느껴질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