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화된 회룡포 모래사장 전경겨울(2016년 2월)임에도 불구하고, 회룡포를 둘러싼 모래사장에 잡풀들이 말라 검게 변한 모습이 역력하다.
유대성(드론 촬영)
회룡포 금빛 모래사장도, 몇 년 전부터 수초들이 큰 군락을 이루며 볼썽사납게 점령하고 있다. 무섬마을과 마찬가지로, 영주댐에서 약 50km 떨어진 이곳도 댐으로 인한 내성천 육화현상 영향을 받았다. 옛 사진에나 나오는 '곱디곱던 반짝이는 금모래'를, 이곳에서마저 영영 떠나보내야 하는가? 아련한 기억 속 고향 같던 풍경을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문화재가 된 유일한 주막, 삼강주막
회룡포에서 흐르는 내성천 물길을 2km 남짓 따라 내려가면, 풍양면 삼강리가 나온다. 삼강(三江)은 낙동강에 내성천과 금천이 합류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물이 많아 다리 놓기에 한계가 있었던지 예부터 나루터가 번성했다. '삼강나루'는 옛 영남대로를 따라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가는 길목으로, 무척 번성한 주막거리였다.
자연스레 먼 길 떠나는 객들과 장사치들이 몰려든다. 저잣거리가 번성하고 덩달아 물산이 쌓여만 간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공들의 거친 숨소리가, 나룻배를 쉼 없이 강으로 내몬다. 바람을 품은 나룻배가 거센 물살을 타고 빈번하게 낙동강을 거슬러 오르내린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크게 세 갈래다. 추풍령을 넘어 천안으로, 죽령을 넘어 제천·원주로, 새재인 조령을 넘어 충주를 거쳐 한양으로 가는 길이다. 이 중 가장 왕래가 빈번한 곳이 새재 길이었다. 새재를 넘으려면 반드시 이곳 삼강나루를 지나야 한다. 특히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 가는 선비가 반드시 거쳐 가는 곳이 새재 길이다.
추풍령은 '추풍낙엽'을, 죽령은 '죽죽 미끄러지는'을 연상시켜 반드시 피했다. 대신 문경은 '聞(들을 문)을 소리 나는 대로 여기거나 혹은 차운하여 文(글월 문)으로 여기고, 거기에 慶(경사로울 경)'이다. 경사로운 소식을 듣거나 글로써 경사를 이루게 된다는 뜻이니, 이 고개를 넘으면 과거급제는 '따 논 당상'이라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